中언론 "아프간처럼 된다" 공세에, 대만 총리가 맞받아친 논리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 2021.08.17 15:36
미군이 철수하는 와중 이슬람 무장 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빠르게 점령한 소식을 두고 중국과 대만 사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대만을 겨냥해 "아프간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공세를 펼쳤고, 대만은 "아프간처럼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대응했다.

1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정권 붕괴 후 수도 카불을 장악한 탈레반 조직원들이 대통령 궁에서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2020.8.16. /AFP=뉴스1


중국 "아프간은 대만 미래 운명"


17일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최근 아프간 사태는 1975년 베트남 전쟁 때 미국이 남베트남을 떠나면서 사이공이 북베트남의 수중에 들어가게 된 일과 2019년 미국이 시리아에서 급작스레 철수해 동맹인 쿠르드족을 버린 일 등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아프간에서 손을 뗀 것은 "아시아 일부 지역에 큰 충격을 줬다. 특히 대만이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은 미국의 보호에 가장 의존하는 지역"이라며 최근 아프간 사태가 "미래 대만 운명에 대한 모종의 징조가 아닐까"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 러시아, 이란 등과 국경을 접한 아프간의 지정학적 가치는 대만보다 결코 낮지 않지만 미국이 철군을 강행한 이유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며 "대만의 일부 인사는 미국이 아프간처럼 대만을 버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에 있어 대만은 무기를 팔 수 있는 '가성비' 좋은 동맹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환구시보는 "대만해에서 전면전이 일어나면 대만군은 몇 시간 만에 무너지고 미국의 지원이 없어 투항할 수밖에 없으며 고위 관리는 비행기를 타고 도망가야 할 것"이라며 "대만은 국면을 전쟁 발발의 순간까지 끌고 가지 말고 정치적으로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20일 (현지시간) 타이베이에서 집권 2기 취임식서 라이칭더 부총통과 손을 흔들고 있다. 2020.5.20. /AFP=뉴스1


대만 "내부가 혼란하면 외부 도움 소용 없다"


반면 쑤성창 대만 총리는 이날 공격을 받더라도 "대만은 아프간처럼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을 향해 대만을 점령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지 말라고 간접적으로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아프간처럼 적이 성문 앞에 있다면 도망갈 것이냐'는 질문에 "대만이 계엄령 하에 있을 때도 대만인은 체포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오늘날 무력으로 대만을 삼키려는 강대국이 있지만 마찬가지로 체포당하거나 죽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아프간 사태는 나라가 혼란하면 외부의 도움으로도 변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줬다. 대만인은 이 땅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자주국방을 말했다.

그러면서 "급증한 코로나19 감염을 신속히 통제한 사례는 대만이 통합될 때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 보여준다"며 대만을 침략하려는 외국군을 향해 "착각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만 일각에선 중국의 공격이 있을 시 미국이 대만을 돕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오랫동안 제기돼왔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국교를 정상화한 뒤 대만과 단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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