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한일 동상이몽…文, 관계 개선 말했지만 스가, 반성 없었다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정진우 기자 | 2021.08.15 15:36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9일 일본 남부 나가사키의 나가사키 평화공원에서 열린 원폭투하 76주년 희생자 위령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1.08.09./사진=[나가사키=AP/뉴시스]

우리 광복절이자 일본의 태평양전쟁 패전일인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을 향해 먼저 손을 내밀었지만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가해 책임을 인정하거나 반성하는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이날 도쿄도에서 열린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 참석해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신념을 앞으로도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일본은 전후 일관되게 평화를 중시하는 나라로 걸어왔다"며 "적극적 평화주의의 깃발 아래 국제사회와 힘을 합쳐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과제의 해결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적극적 평화주의는 아베 신조 전 내각 때 등장한 개념이다. 표면적으로 국제사회의 평화에 기여하겠다는 뜻이지만 실제론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자는 개헌 추진의 명분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로써 일본은 2013년부터 8년 연속 주변국에 대한 가해 책임과 반성을 언급하지 않았다. 아베 전 총리는 2007년 "아시아 각국의 여러분에 대해 많은 피해와 고통을 줬다"고 사과한 바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광복절을 맞아 축사를 내고 한일 관계 개선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일 양국은 국교 정상화 이후 오랫동안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란 공통의 가치를 기반으로 분업과 협력을 통한 경제 성장을 함께 이룰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양국이 함께 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양국 현안은 물론 코로나와 기후위기 등 세계가 직면한 위협에 공동대응하기 위한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며 한일이 "이웃 나라다운 협력의 모범을 보여주게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해방 다음날인 1945년 8월 16일 민족의 지도자 안재홍 선생은 3000만 동포에게 드리는 방송 연설을 했다"며 "조선건국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선생은 패전한 일본과 해방된 한국이 동등하고 호혜적 관계로 나아가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식민지 민족의 피해의식을 뛰어넘는 참으로 담대하고 포용적인 역사의식이 아닐 수 없다"며 "해방으로 민족의식이 최고로 고양된 때였지만 우리는 폐쇄적이거나 적대적 민족주의로 흐르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평화와 인류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3·1독립운동의 정신"이라며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해방된 국민들이 실천해온 위대한 건국의 정신이다. 대한민국은 한결같이 그 정신을 지켜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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