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배송은 불법, 배달은 오토바이로만?…현실과 동떨어진 생활물류법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 2021.08.16 07:35
지난 1월 서울 전역에 함박눈이 내린 가운데 서울 마포구 연남동 인근에서 우아한형제들 배달서비스 배민커넥트가 자전거를 타고 위태롭게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1월 택배종사자와 배달대행업체 종사자 등을 보호하기 위해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이하 생활물류법)이 통과됐다. 하지만 트럭과 오토바이만 택배·배달의 운송수단으로 인정하고 있어 그외 승용차, 자전거, 퀵보드, 도보 등을 활용한 배달 서비스 종사자는 법의 보호 테두리에서 제외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생활물류법 2조 3항은 소화물배송대행서비스사업의 정의를 '이륜자동차를 이용해 화물을 직접 배송하거나 정보통신망 등을 활용해 이를 중개하는 사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오토바이를 제외한 자전거, 퀵보드, 도보, 승용차 등을 통해 배달을 하는 것은 소화물배송대행서비스사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배달의 민족은 배민커넥트를 통해, 쿠팡은 쿠팡이츠와 쿠팡플렉스를 통해 오토바이가 아닌 운송수단으로 배달을 하는 것은 보편화 됐다.

코로나19 등으로 배달 물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오토바이 배달종사자 수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체가 자율적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다.

생활물류법상 오토바이가 아닌 운송수단으로 배달을 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다. 소화물배송의 경우 자유업으로 인정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오토바이가 아닌 운송수단으로 배달 대행을 하는 종사자들은 생활물류법상 보호를 받을수 없다.

생활물류법은 택배 서비스 사업의 범주 역시 '허가받은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위한 화물자동차를 이용해 집화, 분류 등의 과정을 거쳐 화물을 배송하는 사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자유업으로 정한 소화물배송업과 달리 택배서비스의 경우 운송사업의 허가를 취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허가받지 않은 사업자가 택배사업을 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미 우체국(우정사업본부)에서 농·어촌·도서·산간지역을 대상으로 드론택배 배송을 시범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양한 배송서비스가 등장하는 상황에서 국회와 정부가 현실과 동떨어진 법을 내놨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생활물류법으로 인해 신시장 창출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택시를 활용해 택배와 음식배달 사업을 하려던 딜리버리티는 2019년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택시물류업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으나 아직도 허용되지 않고 있다.

생활물류법이 규정하고 있는 화물의 정의도 불명확하다. 생활물류서비스는 대상화물을 '소형·경량'으로 규정하고 누구든지 택배서비스사업의 대상이 아닌 화물을 유상으로 운송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까지 받게되는데 화물의 기준인 소형·경량의 정의가 불명확한 것이다.

구세주 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 입법조사관은 "생활물류법은 생활물류 운송수단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규율밖에서 이뤄지는 배송사업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화물 배송에 대한 지원과 관련종사자보호, 영업점에 대한 관리 의무 부과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향후 기술발전, 신산업 육성정책 등을 고려해 운송수단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소화물배송업의 경우 배달 대행 종사자들의 보험가입 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를 검토해야할 측면이 많이 있다"며 "향후 현실에 맞게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딜리버리티가 신청한 택시물류업과 같이 기존의 산업과 충돌할 수 있는 부분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혁신도 중요하지만 혁신의 효과보다 사회적 갈등비용이 더 클 수 있는 부분은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베스트 클릭

  1. 1 '선우은숙 이혼' 유영재, 노사연 허리 감싸더니…'나쁜 손' 재조명
  2. 2 "유영재, 선우은숙 친언니 성폭행 직전까지"…증거도 제출
  3. 3 장윤정♥도경완, 3년 만 70억 차익…'나인원한남' 120억에 팔아
  4. 4 갑자기 '쾅', 피 냄새 진동…"대리기사가 로드킬"
  5. 5 '돌싱'이라던 남편의 거짓말…출산 앞두고 '상간 소송'당한 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