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에서 프랜차이즈 국밥집을 운영하는 점주 김모씨는 지난 12일 점심시간 평소보다 쏟아지는 포장주문에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정신없이 점심장사를 마치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온라인에 검색을 해보고 충격을 받았다. 어제만 20만원 가량 판매된 포장주문이 논란이 된 모바일 할인 앱(응용프로그램) 머지포인트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머지포인트를 통해 한 달에 20만~30만원 안팎이던 주문량이 하루에만 들어온 셈이다. 머지포인트에 안내전화를 걸어봤지만 연락은 닿지 않았다. 당장 머지포인트로 들어오는 주문은 받지 않고 있다. 김씨는 피해상황을 묻는 기자에게 오히려 "이거 어떻게 해야하냐, 방법좀 알려달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돌연 서비스를 중단한 머지포인트 피해가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머지포인트의 미흡한 대응으로 서비스 중단에도 불구하고 가맹점으로 등록된 소상공인들에 주문이 몰리면서다. 머지포인트는 업종과 관계없이 무제한 '20% 할인' 서비스를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며 가맹점을 늘렸지만 피해는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제는 머지포인트가 지난 11일 불거졌다. 이날 머지포인트 신규 판매를 중단하고 한도를 제한했으며 구독서비스인 머지플러스도 임시 중단했다고 공지했다. 앞서 머지포인트는 가입자에게 대형마트를 비롯해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 200여 제휴사와 6만여개 가맹점에서 20% 할인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을 표방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머지포인트 이용자들은 앞서 수십만원~수백만원어치 포인트를 미리 결제하고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일부 이용자들이 남아있는 포인트를 사용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른바 '머지포인트 탈출인증'을 남겼다. 이를 알지 못하고 있던 소상공인 가맹점들은 머지포인트로 밀려드는 주문에 상품을 제공했지만 제값을 받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특히 여성 중심의 유명 커뮤니티 여성시대(여시) 회원들이 머지포인트 사용이 가능한 가게 이름을 공유하고 결제인증 글을 남겨 논란에 불이 붙었다. 일부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나만 아니면 된다"거나 "가맹점 걱정을 왜 함"는 등의 의견을 냈고, 반대로 "자영업자에게 머지포인트 폭탄돌리기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머지플러스 측은 고객이 신청 페이지를 통해 접수하면 순차적으로 90%를 환불하겠다고 밝혔지만 처리 기간을 명시하지 않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에는 환불받으려는 가입자 수백 명이 장사진을 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한 조사를 요구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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