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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영웅→성추행범…4선 기회 날린 뉴욕주지사━
쿠오모 주지사는 지난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코로나19 방역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비교되며 급부상했다. 당시 그는 매일 뉴욕의 코로나19 상황을 파워포인트(PT)로 알리는 등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로 뉴욕 주민 87%의 지지를 얻기도 했다.
그는 또 친동생이자 미국 CNN방송 메인 앵커인 크리스 쿠오모와 생방송에서 이른바 '엄마 쟁탈전'을 벌이고,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딸들과의 일화를 자주 언급하는 등 가정적인 모습으로도 큰 인기를 얻었다.
막대한 지지층을 확보한 쿠오모 주지사는 아버지인 마리오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의 3선 기록을 뛰어넘어 내년 4선에 도전할 계획이었다. 또 현재 집권당인 민주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는 당시 20분간의 연설에서 자신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정치적 동기'를 가진 조사였다며 검찰이 내놓은 조사 결과가 불공정하고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제임스 총장은 지난 3일 쿠오모 전 주지사가 전·현직 보좌관 등 11명의 여성을 성희롱해 주(州)법과 연방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이 담긴 165쪽 분량의 수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 유력 매체들은 칼럼 등을 통해 쿠오모 전 주지사의 정치적 인생이 끝났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코로나19 대처로 찬사를 받았던 정치인의 극적인 몰락이자 현대 미국 정치에서 가장 충격적인 몰락"이라며 그의 정치적 재기 가능성을 희박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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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의 잘못 사귄 친구━
앱스타인이 사망한 지 2년이 지났지만, 그와 친분을 맺었던 사람들은 그와의 친분 대가를 혹독히 치르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다.
아내인 멀린다 프랜치 게이츠와 함께 민간 최대 자산사업단체를 운영하며 미국 재계의 대표적인 '모범남편'으로 평가받던 빌 게이츠는 이제 '불륜남', '앱스타인 친구'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로 표현되고 있다.
빌과 멀린다는 지난 5월 부부의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이 망가졌다며 이혼 사실을 알렸고, 지난 3일 이혼절차를 공식적으로 마무리했다.
이와 관련 포브스는 지난 9일 빌 게이츠가 이혼 과정에서 멀린다에게 56억달러(약 6조4176억원) 규모의 주식을 양도해 그의 실시간 부호 순위가 기존 4위에서 5위로 밀렸다고 전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빌 게이츠의 현재 재산 규모는 저커버그 CEO(1320억달러)보다 적은 1296억달러로 추산됐다.
게이츠 부부의 이혼 사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빌 게이츠가 과거 MS 직원과 불륜을 저지르고, 억만장자 성범죄자인 제프리 앱스타인과 친분을 맺은 것이 멀린다의 이혼 결정에 결정적 사유가 됐을 거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빌 게이츠가 최근 CNN방송 인터뷰에서 앱스타인과의 만남을 후회한다고 밝힌 것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는 인터뷰에서 앱스타인과 함께 시간을 보낸 것은 '큰 실수'였다고 했다. 다만 앱스타인과의 친분이 이혼 사유가 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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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자도 '앱스타인 덫'에 걸렸다…미성년 성폭행 혐의 피소 ━
세 아이의 엄마로 호주에서 거주 중인 버지니아 주프레는 지난 9일 앤드루 왕자를 20년 전 미성년자 성폭행 용의자로 지목한 고소장을 미국 뉴욕 연방법원에 접수했다.
주프레는 자신이 미성년자였던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미국 맨해튼과 버진아일랜드에 있는 앱스타인의 저택과 런던에서 앤드루 왕자에게 세 차례 성폭행 및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앤드루 왕자가 자신이 미성년자이며 앱스타인의 성적 인신매매 피해자임을 알면서도 동의 없이 성관계를 했다고 지적했다.
주프레의 법률대리인인 데이비드 보이스는 "지난 5년 동안 앤드루 왕자 측에 접촉하려 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앤드루 왕자가 왕국 안에 숨어 법정을 무시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앤드루 왕자는 주프레를 만난 적이 없다며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 런던 경찰이 관련 수사를 개시할 가능성을 시사해 앤드루 왕자도 법의 심판을 피해갈 수 없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크레시다 딕 런던경찰청장은 12일 L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법 위에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 팀에 한 번 더 들여다보라고 했다"며 앤드루 왕자의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 수사 개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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