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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정부가 모든 국민 삶 책임지겠다는 건 위험한 발상"━
논란이 된 최 전 원장의 발언은 강연에 참석한 같은 당 태영호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지속가능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얼마씩 주겠다, 주택 많이 짓겠다 얘기하는데 가능하지 않다", "지속 가능하려면 국민연금을 더 걷고 긴축재정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고 묻자 나온 답변이었다.
사실상 '작은 정부론'에 대한 견해를 제시하며 나온 발언인 셈이다. 그는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정부가 아니라 국민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게 정부가 해야할 일"이라고 했다. 또 "문재인 정부는 모든 권력을 청와대로 집중시켜 행사하고 있다"며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범위 내 권한을 행사하는 대통령이 돼 대통령의 역할을 제자리에 돌려놓겠다"고 힘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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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모두 비판…"국민 삶 책임지는 건 기본 책무"━
하 의원은 "우리가 정부를 비판하는 이유도 정부에게 국민의 삶을 책임져야 할 막중한 사명이 있기 때문"이라며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건 대통령의 기본 책무다. 국민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부정하는 사람이 과감하게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것이 그저 의아스러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기본이 안 돼 있는 것"이라며 "심각한 준비 부족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건 국민의 삶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의지를 갖고 나오신 분이지 않냐"며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 할 말인가"라고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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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이 모두 책임진다? 개인 자유 침해"━
그러면서 "정부가 국민의 모든 삶을 책임지겠다는 말로 간섭·통제·규제하겠다는 건 곧 전체주의로 가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국민의 삶을 책임지지도 못하면서 책임질 것처럼 말하는 건 감언이고 사기다. 이를 국가의 책임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 의미라는 말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글을 썼다.
최재형 캠프도 "솔직해지자"며 "국가가 국민들의 모든 삶을 책임지겠다는 주장은 실현될 수 없는 거짓 공약에 불과하다"고 메시지를 냈다..
최 전 원장의 발언에 대해 '가장 의미 있는 화두'라는 시각도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출신인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말꼬리만 잡고 늘어지는 우리 정치의 행태는 이 화두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며 "권력이 국민의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달콤한 말은 무식하기도 하지만, 속뜻은 '내 밑으로 들어와 입닥치고 있으면 필요한 걸 줄게'에 다름 아니다"고 글을 남겼다.
윤 의원은 "국가 역할에 대한 의미있는 논쟁은 '국가가 책임지냐 아니냐'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여야 한다"며 "국가의 책임은 '간섭과 통제'와 불가분한 관계이므로 무턱대고 확대하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수 밖에 없다. 통제받는 것을 망각시키기 위해 '돈뿌리기'가 수반된다. 자유민주주의 발전이 더딘 국가에서 전체주의와 포퓰리즘이 결합되곤 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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