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팔면 세금 12억"…디에이치자이개포 '15억 로또'의 함정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21.08.12 13:32
올해 7월 준공한 '디에이치자이개포' 단지 전경. /사진제공=현대건설
서울에 사는 무주택자 25만명이 청약을 넣어 화제가 된 '디에이치자이개포' 아파트 당첨자가 실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얼마나 될까. 분양가와 주변 시세 차이가 15억원에 달해 '로또'로 불리지만 당첨자가 거주하지 않고 전세 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른 뒤 단기간에 팔면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것은 다름 아닌 '정부'다. 단기 처분 차익의 70%를 세금으로 걷어가기 때문이다.


취득세, 중개수수료 등 각종 부담 고려하면 단기 차익 3억원대 예상


12일 머니투데이가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 팀장에 의뢰해 디에이치자이개포 무순위청약 당첨자가 부담하는 예상 세액을 추정한 결과 1년 이내 단기 처분 시 양도세가 최대 12억원에 육박했다.

분양가 14억1760만원인 전용 84㎡는 30억원에, 분양가 19억690만원짜리 전용 118㎡은 35억원에 매각할 경우를 가정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당첨자가 등기 후 1년 이내 단기 매도하면 전용 84㎡는 11억8050만원, 전용 118㎡은 11억7337만원의 양도세가 산출된다. 1년 이내 단기 매도시 중과세율 70%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등기 후 1~2년 이내 처분하면 전용 84㎡ 10억1186만원, 전용 118㎡는 10억575만원의 양도세를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보유기간 1년~2년 시 양도세율 60%를 적용한 결과다.

이를 고려하면 당첨자가 1년 이내 매도하면 약 3억5000만원, 1~2년 사이 매도하면 약 5억2000만원 수준의 세후 순수익이 예상된다.

보유 후 2년이 지나면 일반세율(최대 45%)이 적용돼 세부담이 더 줄어든다. 전용 84㎡는 6억8695만원, 전용 118㎡은 6억8237만원의 양도세가 예상된다. 전세 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러 당첨자가 실제 거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양도세 비과세 혜택(법 개정시 12억원)은 받을 수 없다는 점을 가정했다.


보유세 부담 고려해도 2년 후 처분이 더 이익…실거주 2년 충족하면 10억원 이상 수익 가능


일반세율 적용을 위해 2년을 보유하면 이 기간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부담해야 한다. 아직 이 단지의 공시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아 구체적인 보유세 추정액은 계산이 어렵지만 주변 단지인 '개포래미안루체하임'의 경우 1주택자 기준 전용 84㎡가 약 1300만원, 전용 121㎡가 약 2100만원의 보유세를 내고 있어 이와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2년 후 예상 순수익이 약 9억원대이고, 2년간 보유세 부담액(약 2500만~4000만원)을 고려하면 8억원대 수익이 예상된다. 당첨자가 보유세를 내더라도 당장 팔기보다는 2년 후에 처분하는 게 더 남는 투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당첨자가 자금 여력을 갖춰 전세를 주지 않고 등기 후 실입주하면 양도세 부담은 대폭 줄어든다. 2년 실거주 요건을 채워 1주택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함께 받으면 전용 84㎡는 3억9855만원, 전용 118㎡은 4억4054만원의 양도세가 각각 예상된다. 분양대금을 자체 충당할 수 있는 여윳돈을 가진 수요자가 당첨되면 최소 10억원대 순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주택가격이 2023년까지 지속 상승한다는 전망이 깔렸고, 자금 사정에 따라 예상 차익 편차는 크지만 서울 시내 아파트 당첨 가능성이 희박한 저가점 무주택자에겐 이번이 낮은 확률임에도 기회라는 의견이 많다. 우 팀장은 "투자 기간을 생각하면 당첨자가 단기 차익을 실현하더라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저가점 무주택자는 당첨 확률을 떠나 무조건 넣는 게 이득"이라고 했다.

이번 개포디에이치자이 무순위 청약 열기가 확인된 이후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정부의 정책 실패를 비판하는 의견이 속출한다. 한 누리꾼은 "2018년 분양가보다 시세가 2배 이상 뛰다보니 분양가 19억짜리 강남 아파트가 싸보이는 기이한 현상"이라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무순위 청약에 왜 거주요건이 있는지 이해가 어렵다. 서울과 지방의 아파트값 양극화만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전일 마감한 개포디에이치자이 무순위 청약 5가구(전용 84㎡ 1가구, 전용 118㎡ 4가구) 모집에 총 24만8983명이 지원했다. 전용 84㎡는 12만4000명, 전용 118㎡은 12만8583명이 신청해 각각 12만4000대 1, 3만214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첨자는 오는 18일 발표되며 계약은 26일 진행할 계획이다. 당첨자는 계약일에 분양가의 20%인 2억8000만~3억8000만원을 내고, 입주 마감일인 10월 29일까지 잔금 80%를 치르면 된다.

베스트 클릭

  1. 1 차두리 "내가 벌 받아야지"…내연 의혹 여성과 나눈 대화 보니
  2. 2 '25억' 로또 당첨자, 통장에 찍힌 실수령액 공개…"아직도 긴가민가"
  3. 3 '구속 5일째' 김호중 근황…"독방서 세끼 도시락, 잠만 잔다"
  4. 4 "한국이 두시간 거리?"…싼 일본여행 왔다 눈 돌리는 외국인들[르포]
  5. 5 "딴 여자 생겼어, 아기는 낙태해" 결혼 준비하다 날벼락…위자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