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의 계절, 개미들의 봄날은 끝나나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21.08.10 19:40

[MT리포트] 금리가 오른다, 파티가 끝난다④

편집자주 | 이르면 이달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다. 코로나19(COVID-19) 사태와 함께 시작된 '초저금리'의 시대가 저문다. 전 세계적인 '유동성 파티'는 종언을 고할 것인가. 금리인상이 대출이자와 집값, 주가에 미칠 영향을 짚어본다.


빚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가 역대 최대 규모에 달한 가운데 이르면 8월 단행될 기준금리 인상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24조1624억원에 이른다. 지난달 19일 역대 최대 규모(24조7713억원)를 기록한 이후 소폭 감소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24조원대를 넘는 역대급 수준이다. 시장별로 코스피, 코스닥 신용융자가 지난달 각각 13조원, 11조원을 넘어섰다.

신용융자 급증의 표면적 이유는 에스디바이오센서,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 대형 IPO(기업공개)가 이어지며 개인 투자자 등을 중심으로 한 청약 행렬이 본격화된 때문이다. 근본적으로는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지난해 3월, 5월 두 차례 기준금리가 인하된 이후 현재까지 이어진 저금리 기조가 꼽힌다.

코스피를 1400대에서 올해 3300대까지 끌어올린 데도 낮은 금리에 힘입은 '빚투'의 역할이 컸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9조3000억원이었던 일평균 거래대금(코스피·코스닥 합산)은 지난해 23조원을 넘어섰고 올해 들어 현재까지도 벌써 29조원을 웃돈다.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금리가 오를 때 시중 유동성, 그리고 주가지수가 불안한 모습은 이미 올 초 나타난 바 있다. 1분기 미국 장기금리 상승세의 여파가 국내 시중금리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1월 한 때 60조원을 넘던 일평균 거래대금이 3월 들어 22조원대까지 줄었다. 이 기간 코스피는 3000선이 붕괴되는 불안한 모습도 나타났다.

증시 거래대금이 늘고 코스피가 재차 3300선을 상향 돌파한 것도 금리 상승세가 진정된 영향이 크다. 이때문에 금리 인상을 시사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증시의 긴장감이 커진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증권업종 분석 보고서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한 바 있다.


정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이 증권업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거래대금, 증시, 부동산에 하방압력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라며 "시장금리는 거래대금과 역행하는 성격을 보여왔고 이에 따라 3분기부터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거래대금 감소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같은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식투자를 하는 이들은 기준금리가 0.25%쯤 올라간다고 해서 당장 대출을 상환하고 주식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급격한 금리상승으로 금리 수준 자체가 바뀌는 게 아니라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했다.

이 팀장은 "이미 채권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이슈를 반영돼 가격이 매겨져 있고 시중 대출금리도 지난해 1월 수준으로 올라와 있는 상황"이라며 "기준금리가 이번에 올라간다고 해서 대출금리 폭등에 따른 이자부담 급증, 그리고 대출상환에 따른 증시 유동성 급감 등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 "올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4%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내년에도 3% 초중반대의 성장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증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구성하는 기업 실적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낮다"며 "최근의 금리인상에 따른 우려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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