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의 China Story]디지털 위안화의 국제결제 실험, 아시아·중동까지 확대

머니투데이 정유신 서강대학교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중국자본시장연구회 회장 | 2021.08.10 02:33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발행과 이를 통한 위안화의 국제화 행보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우선 디지털 위안화의 국내 실험은 실험이 거듭될수록 참가규모와 응용범위가 넓어지는 양상이다. 2019년 말 5개 지역(선전, 쑤저우, 슝안, 청두, 베이징)에서 시작된 디지털 위안화 실험은 지난해 10월부터 6곳(상하이, 하이난성, 장사, 시안, 칭다오, 다롄)을 추가, 총 11개 지역으로 확대됐다. 올해만 실험 8회, 참가인원 120만명, 거래금액도 1억위안(약 170억원)을 넘어섰고 쇼핑, 교통, 병원, 영화, 미용 등 다양한 일상생활에서 사용됐다.

거래는 어떻게 하나. 한마디로 개인 또는 법인이 지정 금융기관(은행 및 앤트그룹, 텐센트, 징둥 등 제3자 결제기관)을 통해 자신의 디지털 위안화 월렛을 만든 후 입금된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하는 구조다. 무창춘 인민은행 디지털통화연구소장에 따르면 디지털 위안화 월렛은 익명성의 정도(1~4급), 사용주체(개인, 법인), 이용방식(하드월렛, 소프트월렛), 주종관계(메인월렛, 서브월렛) 4가지 기준으로 설계됐다. 특히 중요한 익명성의 경우 익명성이 가장 낮은 1급은 이용한도 규정이 없고 가장 높은 4급은 건당 2000위안(약 34만원), 월렛잔액 1만위안(약 170만원)을 한도로 하고 있어 일상 소액결제를 목표로 삼는다고 한다. 또 한때 개인정보 문제로 갈등을 빚은 앤트그룹과도 디지털 위안화 기술플랫폼을 공동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해서 주목을 끌었다. 시장에선 이를 통해 디지털 위안화의 실효성이 제고되고 앞으로 핀테크(금융기술)업체와 협력도 확대될 것으로 본다.

특히 의미있는 변화는 디지털 위안화 결제 관련 해외기관과의 구체적인 협력 확대다. 인민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은 물론 글로벌 금융기관들과 법정 디지털화폐 이슈를 논의해왔는데 최근 2가지 새로운 프로젝트로 글로벌시장의 초점을 모으고 있다. 하나는 아시아 및 중동지역의 크로스보더(Cross-border) 결제실험. 국제결제은행 Innovation Hub가 주도하는 m-CBDC Project(다중 중앙은행 디지털통화 프로젝트)에 참가, 홍콩과 싱가포르에 있는 국제결제은행 Innovation Hub를 통해 홍콩, 태국, 아랍에미리트(UAE)의 중앙은행과 디지털 위안화의 크로스보더 결제실험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홍콩과 마카오의 실험에 이어 크로스보더 결제실험을 본격 확대하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또 하나는 지난 3월 발표한 중국 주도의 CIPS(위안화 국제결제시스템)과 미국 주도의 세계 최대 국제결제시스템인 SWIFT(국제은행간 통신협회)의 합작사 설립. 현재 미중 갈등이 금융으로 확대되는 상황인 만큼 그 배경이 관심대상이다. 시장에선 SWIFT의 엄청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위안화의 국제결제를 확대하려는 중국과 중국의 디지털화폐 국제결제 개시에 공동참여, 기존 이익을 뺏기지 않으려는 SWIFT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본다. 아무튼 디지털 위안화의 결제범위가 아시아·중동지역까지 확대 실험되고 있단 점에서 우리나라의 적극적이고도 발빠른 대응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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