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상장 첫날 화려하게 데뷔했다. '따'(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에는 실패했으나 상한가로 마감하며 금융 대장주에 올랐다.
카카오뱅크의 상한가는 이례적으로 외국인이 견인했다.
6일 카카오뱅크는 시초가 대비 1만6100원(29.98%) 오른 6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뱅크는 공모가(3만9000원)보다 37.7% 높은 5만37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상장 첫날 공모주의 시초가는 공모가의 90~200% 범위 내에서 정해진다.
개장 직후 카카오뱅크는 빠른 등락을 보이며 장중 5%까지 빠졌다. 그러나 이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오후 내내 강세를 이어갔다. 결국 주가는 가격제한폭(29.98%)까지 올라 상한가로 마감했다.
상승 주역은 외국인이었다. 이날 외국인은 225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날 카카오뱅크는 SK바이오사이언스(449억원)을 제치고 압도적인 외국인 순매수 1위에 올랐다. 기관도 98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홀로 3023억원을 팔아치웠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개인 순매도 종목 1위에도 등극했다.
실제 이날 매도 상위 창구에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과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일반 청약을 진행한 주관사 및 인수단이 올랐다. 반면 매수 상위 창구에는 CS(크레디트스위스) 등 외국계 증권사가 올랐다.
외국인이 사고 개인이 파는 수급 양상은 이전 공모주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통상 공모주 상장 첫날에는 외국인이 팔고 개인이 사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난 5월 상장한 SKIET(SK아이이테크놀로지)만 봐도 상장일 외국인은 3616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3525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이브(구 빅히트)의 경우도 외국인이 593억원을 팔아치울 동안 개인은 2435억원을 사들였다. SK바이오팜도 개인이 479억원을 살 때, 외국인은 479억원을 팔았다.
더군다나 카카오뱅크는 기관 의무보유확약 비율(배정 물량 기준)도 59.82%로, SKIET(64.57%)나 SK바이오사이언스(85.26%)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외국 기관의 확약 비율은 27.4%에 그쳤다.
낮은 확약 비율 때문에 SKIET처럼 외인 차익실현 매물이 상장 직후 주가를 끌어내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오히려 외국인 자금이 몰리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결국 외국인 투자자들도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카카오뱅크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역대 최대 주문금액이 몰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해외 기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공모주 투자를 전문적으로 해온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대어급 공모주 상장 첫날 외국인이 사들였다는 사실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국내 모바일 인프라 및 전환 속도 등을 고려해봤을 때 카카오뱅크의 추가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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