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소재 '장진호' 어떡해"…극장들 문닫자 난리난 中 '국뽕'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기자 | 2021.08.05 11:51
중국 영화계가 코로나19가 확산된 주요 지역에 영화 배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하반기 최대 흥행작으로 꼽히던 항미원조 영화 '장진호' 흥행 전선에도 비상이 걸렸다.

/사진=영화 장진호 포스터
5일 영화 정보 사이트 '1905 영화네트워크'에 따르면 중국영화배급상영회사(중영)와 화하영화배급회사(화영)는 장쑤성, 후난성, 허난성 등 코로나19 재확산 지역에 극장 상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중영 등은 영화 배급에서부터 극장 운영 등까지 모두 결정하는 기관이다.

재개관 시기는 딱히 정해지지 않았다.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고 당국 심사를 통과하면'이라는 단서가 달렸을 뿐이다.

이 소식은 곧바로 중국 영화계 최대 관심사인 '장진호' 흥행 적신호로 이어졌다. 최대 포털 바이두에서는 다수 지역 극장 폐쇄와 거의 동시에 장진호가 연관 뉴스로 등장하고 있다.

장진호는 6.25 전쟁 당시인 1950년 11월27일부터 12월11일까지 함경남도 남쪽 장진호 일대에서 중공군 제9병단 예하 7개 사단과 미군 제10군단 예하 1해병사단의 전투를 다뤘다.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한 연합군은 전면적인 반격을 개시 서울과 평양을 잇달아 탈환하고 점령했다. 중국은 10월25일 한국전 참전을 결정하고 한반도에 발을 들인다. 미국 제1해병사단은 함흥에서 장진군을 거쳐 강계로 이어지는 국도를 따라 진격, 장진호 남단 하갈우리에 도착했다. 중공군은 3개 군단 병력(12만명)을 장진호에 집결시켰다.

서부전선에서 한미 연합군이 패하면서 후퇴하자 중공군이 장진호에서 미군을 포위하고 파상공세를 벌였다. 전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맥아더 사령관은 동서부 전선 모두에 철수를 명령한다. 미 공군의 폭격기 지원이 있었지만 중공군의 인해전술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가까스로 하갈우리에 도착한 미군은 4000여명에 이르는 부상자들을 일본으로 후송할 수 있었다.


결과만 보면 중공의 승리, 미국의 패배다. 그러나 인명 피해는 중공이 훨씬 더 컸다. 미 제1해병사단을 비롯해 유엔군은 사망자 1029명을 포함, 1만7000여명 사상자가 발생한 반면 중공은 4만8000여명에 이르는 사상자를 냈다.

이 전투에서 큰 내상을 입은 중공군 제9병단은 더 이상 군사작전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3개월에 걸쳐 부대를 재편성하기 위해 후방으로 철수했다. 연합군 패배는 군수물자 25만톤을 버리고 1만4000명 피란민을 태운 흥남철수작전으로 이어졌다.

중국이 미국을, 그것도 전투에서 이겼다는 게 영화의 스토리 라인이다. 항미원조를 뼈대로 애국심을 자극하는 전형적인 '국뽕' 코드다.

영화 장진호에는 제작기간 5년에 13억위안(약 2300억원)이 투입됐다. 또 수작 '패왕별희'로 유명한 세계적인 거장 천카이거가 공동 감독 3명 중 한 명으로 메가폰을 잡았다. 한 비평가는 적어도 40억위안(약 7100억원) 규모 티켓이 팔려야 본전을 뽑을 수 있다고 했다. 영화계는 50억위안(약 8900억원) 판매도 가능할 거라고 봤다. '붉은 수수밭' '귀주 이야기'로 유명한 거장 장이머우 감독이 '장진호'를 의식해 자신의 항미원조 영화 '저격수' 개봉 시기를 미뤘을 정도다.

연예평론가 우칭공은 "장진호 개봉일인 12일까지 전염병이 사라지지 않으면 흥행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이라며 "각본과 제작팀, 강력한 감독진과 출연진까지 모두 훌륭하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들에는 애가 탄다는 댓글 일색이다. 누리꾼들은 '세 감독 면면을 보면 20억위안이 문제가 아니라 50억위안은 충분히 가능할 것' '양질의 영화에 박스오피스만 들이대지 말라' '오프라인 영화관이 혁신하지 않는 걸 보니 조만간 망할 것'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잠시 쉬어가는 것도 괜찮다'고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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