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광에 납치…삭발로 팬티만 입고 8년 감금된 소녀의 고백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 2021.08.05 05:35
1998년 3월 2일 납치돼 8년간 감금됐다가 2006년 8월 23일 극적으로 탈출한 나타샤 캄푸쉬가 최근 방송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나타샤 캄푸쉬 인스타그램 캡처

자그마치 8년. 10살 때 납치된 나타샤가 다시 자유를 맛보기까지 걸린 시간이었다. 극적으로 탈출한 뒤 다시 15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 그는 성공한 작가이자 보석 디자이너로 잃어버렸던 삶을 다시 채워나가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미러는 납치된지 8년 만에 기적적으로 탈출한 오스트리아 여성 나타샤 캄푸쉬(여·33)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벌써 15년 전 일임에도 규칙적으로 당시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고 고백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끔찍했던 3096일 간의 기록은 나타샤의 기억 한 켠에 여전히 남아있다.

나타샤는 지난 2일 오스트리아의 한 방송 인터뷰에서 당시 자신을 납치했던 남성 볼프강 프리클로필을 언급했다. 그는 "프리클로필은 아돌프 히틀러를 존경했고 내가 나치 피해자처럼 되길 원했다"며 "먹을 것도, 옷도 주지 않았다. 모욕감을 주며 고된 일을 시켰고 머리도 삭발하도록 강요했다"고 말했다.

1998년 3월 2일 납치돼 8년간 감금됐다가 2006년 8월 23일 극적으로 탈출한 나타샤 캄푸쉬가 최근 방송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나타샤 캄푸쉬 트위터

1998년 3월 2일 등굣길에 유괴된 나타샤는 수도 빈 근처 한 도시에 위치한 지하실에 감금된 뒤 2006년 8월 23일 탈출에 성공했다. 그를 유괴한 프리클로필은 나타샤의 탈출 직후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오스트리아 당국은 경제적 보상 개념으로 나타샤에게 그가 감금됐던 집의 소유권을 넘겨줬다고 매체는 전했다.

나타샤는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피해자로서의 이미지'를 거부했다. 2011년 감금 생활기를 담은 자전적 에세이 '3096일' 등을 펴내며 고통스러웠던 경험을 정면으로 마주했고, 과거의 자신과 같은 상황에 처한 피해 가족들을 돕기 위해 활동가를 자처했다. 특히 '3096일'은 2013년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1998년 3월 2일 납치돼 8년간 감금됐다가 2006년 8월 23일 극적으로 탈출한 나타샤 캄푸쉬가 최근 방송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나타샤 캄푸쉬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수년간 몇몇 사람들은 "왜 기회가 있었을 때 더 일찍 도망치지 않았냐"는 질문을 나타샤에게 던지곤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책에서 "프리클로필은 팬티만 입고 머리는 완전히 깎은 채 굶주려 있던 나를 현관문 앞에 세우고 '자, 어서 뛰어봐. 어디까지 가는지 보자'고 말했다"며 "굴욕감과 수치심으로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나타샤가 문 앞에서 머뭇거리는 것을 본 프리클로필은 그를 문에서 떼어놓은 뒤 "이제 알겠지. 어차피 세상은 널 원하지 않고 네 집은 오직 이곳뿐이야"라고 말하며 나타샤의 자유를 쥐고 흔들었다.

그는 "8년 반 동안 정말 힘들었다"면서도 "살아남아서 가족과 평범한 일상, 나의 정체성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오직 정신력으로 버틴 3096일이 지난 뒤 나타샤는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했다.

나타샤는 이제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으로 인생을 즐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승마를 즐기거나 직접 옷을 제작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고 전한 그는 "지금 행복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것 같다"고 대답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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