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증거금이 몰린 카카오뱅크의 인기는 상장 후 주가에 긍정적이다. 코스피200지수 조기 편입에 대한 기대감도 적잖다. 그러나 상장 직후 유통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 1세대 인터넷 은행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눈높이는 걸림돌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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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청약 증거금…코스피200지수 조기편입 기대까지━
카카오뱅크 청약 증거금으로는 58조3020억원이 몰렸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80조9017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63조6198억원), 카카오게임즈(58조5542억원), 하이브(58조4238억원)에 이어 역대 5위다. 중복청약이 금지된 걸 감안하면 흥행 대박이다.
청약 전 증권사들의 비관적 리포트에도 불구, 일반 투자자 사이에는 '카카오뱅크는 뭔가 다르다'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얘기다. 상장 직후 일반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
지수 조기 편입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 하방을 떠받드는 재료다. 시초가가 공모가의 200%로 형성되면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상장과 동시에 37조578억원이 된다. 코스피 시총 11위에 올라선다. 시초가 200% 이후 상한가를 기록하는 따상에 성공한다면 시총은 48조1751억원으로 늘어난다. 현대차를 제치고 시총 9위가 된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확약 물량 등 유통가능물량을 감안하더라도 카카오뱅크는 무난히 코스피200지수에 조기 편입할 것"이라며 "예상보다 빠른 패시브 자금유입으로 인한 단기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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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의무보유확약 비율…끝나지 않은 고평가 논란━
특히 카카오뱅크의 외국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27.36%으로 매우 낮다. 단기 수익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외국 기관투자자 특성상 상장 후 대규모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뱅크를 둘러싼 고평가 논란도 해결해야할 문제다. 카카오뱅크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56배다. 은행주의 평균 PBR이 0.44배인 걸 감안하면 기존 은행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밸류에이션이다.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성장 측면에 초점을 맞춘 평가 방식이다.
이렇듯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플랫폼을 활용한 수익성 개선 계획도 필요하다. 그러나 기존 사업 구조만으로 이익 확대를 실현하긴 어렵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카카오뱅크의 주가에는 은행으로서의 성장성과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기대감 등을 이미 상당 부분 반영했다"며 "결국 기존 은행과 이익구조를 비슷하게 가져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상장 이후 의미있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BNK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가 은행업 본질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며 목표주가를 2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공모가보다 38.5% 낮은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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