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기업가치 "은행 9.9조원 VS 플랫폼 23.2조원"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 2021.08.04 08:40
카카오뱅크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의 적정 기업가치가 16조6000억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확정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에 소폭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앞서 상당수 증권사 리포트들이 은행주 관점에서 카카오뱅크의 공모가가 고평가돼있다고 지적한 데 비해 해당 리포트는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따로 제시해 눈길을 끈다.

4일 NH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의 적정 기업가치를 16조6000억원(주당 3만4694원)를 제시했다. 이는 현재 공모가(3만9000원) 및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18조5289억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은행업과 금융 플랫폼 관점에서 각각 평가한 점이다. 은행업의 관점에서는 9조9000억원으로, 금융 플랫폼 관점에서는 23조2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적정 기업가치인 16조6000억원은 두 가지 방법으로 추산한 기업가치를 평균 낸 수치다.

NH투자증권은 은행업 관점에서 카카오뱅크의 공모가는 고평가됐다고 판단했다. 제시한 적정 주가는 2만797억원이다. 타깃PBR(주가순자산비율)은 1.95배를 적용했다.

타깃PBR 산출에 적용한 ROE(자기자본이익률)는 9.0%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금융주 적정주가를 산출할 때 ROE에 2021~2022년 평균을 사용한다"면서도 "올해는 IPO 과정에서 자기자본이 증가(ROE 하락)하는 점을 고려해 지속가능 ROE로 2022~2023년 평균인 9.0%를 가정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중금리 대출 확대에 따른 대손 비용 증가는 적절한 CSS(신용평가모형) 활용을 통해 대응하고 CIR(영업이익 대비 판관비율)은 2023년까지 35%로 하락한다는 가정"이라며 "타깃PBR 산출에 적용한 COE(자기자본비용)는 7.5%로, 다른 은행주 밸류에이션에 사용한 COE와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금융 플랫폼 관점에서는 카카오뱅크에 충분히 높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적정 주가는 4만8590원이다. 기업가치는 카카오뱅크 MAU(월간활성이용자수) 1037만명에 비교기업 멀티플(224만원)을 곱해 산출했다.

NH투자증권은 금융 플랫폼에 가깝다고 판단되는 국내외 5개 기업을 선정해 이들 시가총액에 MAU를 나누어 MAU 1인당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이들 기업은 스퀘어, 페이팔, 로빈후드, 동방재부, 비바리퍼블리카 등이다.


정 연구원은 "은행이 아닌 금융 플랫폼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교 대상 기업의 은행업 영위 여부는 고려하지 않았다"며 "MAU 1인당 평균값은 224만원이며, 이를 비교기업 멀티플로 사용했다"고 전했다.

그는 "기업가치 평균은 두 값을 일대일 단순 평균한 것으로, 향후 카카오뱅크가 금융 플랫폼 관점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는가에 따라 플랫폼 가중치는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정 연구원은 금융업의 본질이 금융 플랫폼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합하는 금융 플랫폼을 구축하는 회사는 금융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기존 경쟁사와 차별화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게 될 것"이라며 "반대로 여기에 부합하지 못하는 금융회사는 단순히 상품 제공자의 위치에 머물 것이며 시장 주도권을 상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정 부분 플랫폼화에 성공한 금융 기업이 레거시(기존) 기업보다 차별화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사례는 해외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스퀘어(161.1배), 페이팔(57.5배), 로빈후드(5370배)의 PER(주가이익비율)은 메이저 금융사(골드만삭스 7.2배, JP모건 10.9배, 씨티그룹 6.9배, BOA 11.7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중국 증시에서도 온라인 증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중국 동방재부의 올해 예상 PER은 49.3배로, 중국 메이저 증권사의 PER(중신증권 16.2배, 화태증권 10.3배)보다 월등히 높다.

정 연구원은 "기존 시중은행의 앱 MAU도 적지 않은 숫자를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트래픽의 질적 수준은 카카오뱅크 등과 비교하기 어렵다"며 "인터넷전문은행 고객의 앱 이용률은 50%를 넘지만, 기존 은행은 20% 전후에 그치고 있어 기존 시중은행 앱에 대한 플랫폼 가치 부여는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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