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NIM) 걱정은 남 걱정…시중은행이 안심하는 이유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 2021.08.04 04:06
4대 은행 NIM 추이/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하반기 은행권의 이자 수익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저원가성 예금 잔액이 두둑하고 우량대출 중심의 선별적인 대출 성장이 이어지는 데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다. 예금, 대출 면에서 모두 수익성 증대에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3일 은행권 IR(기업설명회)를 종합하면 시중은행의 NIM(순이자마진)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나아질 전망이다. NIM은 자산운용으로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빼고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것이다. 은행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주요 은행들은 상반기 기준금리 동결, 대출 규제 등 악조건 속에서도 NIM 방어에 성공했다. 2분기 말 NIM은 KB국민은행 1.56%, 하나은행 1.41%, 신한은행 1.39%, 우리은행 1.37% 등이다. 최소한 전분기와 동일하거나 0.02~0.05%포인트 대의 상승을 나타냈다.

일부 은행은 예금보험료가 늘어 NIM 하락 압력이 생겨났지만 이를 상쇄할 만큼 저원가성 예금이 크게 늘었다. 대출자산의 리프라이싱(Repricing·금리 조정) 효과가 반영됐다. 기존에 나간 대출에서 이자수익이 더 늘어난 것이다. 우량대출 위주로 안정적인 대출 성장을 이룬 전략도 주효했다.

이처럼 NIM 방어에 유리한 환경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 당장 정기예·적금 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적어서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 위주로 수신 정책이 이어질 전망이다. 고객 입장에서도 '저금보다는 투자'여서 아무 때나 돈을 넣고 뺄 수 있는 입출식 통장을 선호한다.


저원가성 예금은 조달 비용은 적게 드는 반면 고객에 내주는 금리는 미미한 수준이라 잔액이 클수록 은행에 이득이다. 대표적인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 잔액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 합산으로 7월말 기준 673조6095억원이다. 지난해 말보다 91조4415억원(15.7%) 늘어난 규모다.

은행들은 하반기 NIM을 전망하면서 무엇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주목한다. 한은은 이미 여러 차례 연내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르면 이달 중 단행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미 시장금리에는 이런 기대감이 반영됐다. 한은이 발표한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를 보면 지난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연 2.92%로 지난해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가 올라 은행 예대마진(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것)이 좋아진다. 예대마진은 대출금리가 높고 예금금리가 낮을수록 커지는데 통상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한 은행에서는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하반기 NIM이 0.03~0.04%포인트가량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여전히 시중의 부동자금이 은행권으로 흘러오면서 저원가성 예금 유입에 따른 조달금리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고 단기 금리 상승 압력도 거세진 만큼 마진은 하반기에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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