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은 '메타버스' 펀드? KB·삼성 뭐가 다르나 봤더니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 2021.08.04 20:03

[MT리포트]증시에 부는 메타버스 열풍②

편집자주 | 메타버스가 국내 증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메타버스 펀드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곧 ETF(상장지수펀드)도 출시된다. 맥스트 등 메타버스 관련주가 급등하고 메타버스 기업들이 상장을 서두르고 있다. 과열현상이 나타나자 메타버스 기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 지적이 나온다. 메타버스 투자의 현실을 짚어본다

지난 6월 KB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나란히 '메타버스' 펀드를 출시했다. 메타버스는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다.

6월 14일 가장 먼저 선보인 KB자산운용의 '메타버스 경제펀드'는 지난달 30일 기준 307억원, 같은달 28일 출시한 삼성자산운용의 '글로벌 메타버스 펀드'는 295억원을 모았다. 설정 이후 수익률은 KB자산운용 4.9%, 삼성자산운용 2.3%로 다소 차이가 났다.

비슷한 시기 출시된 두 운용사의 메타버스 펀드를 비교해봤다.



공통점은 미국·글로벌 기업


두 펀드가 투자한 글로벌 기업 중 겹치는 종목이 꽤 많다. 두 펀드 모두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퀄컴 등을 담고 있다. 국가별론 미국에 편중돼 있는 것도 비슷하다.

KB자산운용은 미국 비중이 83%다. 삼성자산운용은 약 78%를 차지했다. 산업별 비중으로 나눠봤을 때 IT, 통신서비스 비중이 높은 것도 닮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차이가 있다. KB자산운용은 메타버스 범주를 총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콘텐츠 △인프라 등 4가지 로 구분, 30여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KB자산운용에 비해 범위가 넓다. 삼성자산운용은 메타버스의 핵심 벨류체인을 △사용자 경험 △경험 발견 △개발자 경제 △공간컴퓨팅 △탈중앙화 △인터페이스 △인프라 등 7개로 분류한다. 이 밑에 테마를 형성, 60여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메타버스 관련주를 압축했고 삼성은 확장성을 염두에 뒀다. 삼성자산운용의 펀드가 럭셔리 브랜드 '구찌'의 모회사 케어링에 투자한 게 단적인 예다. 삼성자산운용은 럭셔리 굿즈가 메타버스 환경을 활용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수혜주라는 판단에 케어링을 담았다.


KB는 네이버·하이브 담고... 삼성은?


(서울=뉴스1) = 사진은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 구현된 쏘나타 N 라인. (현대차 제공) 2021.6.25/뉴스1
두 펀드에 담긴 국내 종목의 차이도 뚜렷하다. KB자산운용은 국내 종목으로 NAVER(네이버), 하이브, 골프존, 엔씨소프트 등을 담았다. 플랫폼·콘텐츠와 관련된 종목들이다. 삼성자산운용은 메타버스 관련 기업 국내 IPO(기업공개)에 참여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펀드 운용 주체도 다르다. KB자산운용은 ETF운용실에서 메타버스펀드를 맡았다. 차동호 KB자산운용 ETF(상장지수펀드)운용실장은 "메타버스뿐 아니라 글로벌 트렌드를 가장 가까이 리서치하고 있어 미국 데이터센터·글로벌 수소경제 등도 ETF운용실에서 함께 맡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은 해외 주식 편입 비중이 높은 것을 고려해 글로벌주식운용팀에서 메타버스를 운용한다.

국내에서 메타버스 펀드가 출시된 이후 미국 증시에서도 세계 최초 메타버스 ETF가 출시됐다. 미국 자산운용사 라운드힐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라운드힐 볼 메타버스 ETF(META)'를 상장했다. 현재까지 메타버스 ETF에는 약 3900만달러(약 449억원)가 모였다.

라운드힐 ETF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텐센트, 로블록스, 오토데스크 등을 담고 있다. 담긴 주요 글로벌 기업 목록은 KB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등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외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메타버스 ETF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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