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예견되는 미래 위험 대비에 올인할 때

머니투데이 김창훈 KRG 부사장 | 2021.08.03 02:25
김창훈 대표
"21세기 가정생활은 완전 자동화될 것이다. 로봇 식모가 요리나 청소를 하고 지하로 통하는 컨베이어벨트에 쓰레기를 치우고 진공청소기로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게 될 것이다. 잡일 부담을 떨친 가정주부는 안방에 누워 비디오전화기로 슈퍼마켓에 전화를 걸어 스크린에 비친 물건 중 필요한 것만 주문하면 소형전자계산기는 재료에 맞게 1주일의 메뉴를 작성한다."

1960년대 미래학자들이 2000년대 가정생활을 그린 시나리오의 한 토막이다. 1960년대 저명한 미래학자 아서 클라크는 2010년이 되면 기상을 관리하고 로봇을 통한 지구탐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2030년이 되면 달에서 광업이 성행하고 외계인과 접촉할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1960년대 많은 미래학자가 21세기에 대해 전망한 내용 중 과장된 상상력의 억측도 있지만 상당수는 실현됐거나 이미 진행 중이다.

정보화 시대를 예측하거나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도 이중 일부다. 미래학자 허만 칸은 '서기 2천년'이란 미래 보고서에서 정보화 혁명이 도래해 모든 산업에서 컴퓨터가 보급되고 휴대용 포켓북이 출현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남성과 여성의 역할변화에 대한 예언도 있다. 남성은 원시시대 사냥에 쓰던 에너지를 시나 소설을 짓는 정적인 부분에 소비하게 되고 이에 따라 남성이 주도한 기존 영역에 여성 참여가 늘면서 사회의 주도권은 여성이 가질 것이란 예측이다.

50년 전 미래학자들이 예언한 21세기는 과학기술이 꽃을 피워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란 낙관론 일색이다. 1960년대 미래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이 되면 1년의 40%만 일하고 40%는 휴식을 취하고 나머지 20%는 극도의 풍요를 누리는 이상사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1년 현재 우리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어떨까. 코로나19 사태 이후 우리의 미래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고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측도 잇따른다. 많은 사람이 동의하는 것은 우주시대가 도래할 것이고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며 가상공간과 현실세계가 공존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음울한 전망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19 같은 전염병 출현이 더 기승을 부리고 환경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란 예측이다. 뉴욕매거진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환경문제로 2050년이 되면 이 지구엔 인류가 살 수 없다고 경고한다. 불과 50년 만에 지구의 미래가 왜 이렇게 비관적으로 바뀌었을까. 일부에서는 인간의 무분별한 탐욕의 결과라고도 하고, 과학기술에 대한 맹신 때문이라고도 지적한다. 일부 사람은 이 같은 비관론은 불안을 조장해 뭔가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들의 음모론이라고 치부한다. 물론 이 같은 전망들이 과도한 불안을 유발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는 불길한 조짐들에 대해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않고 방치하면 언제든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남북 문제를 비롯해 인구절벽 문제, 성평등 문제, 수도권 집중화 문제 등 여러 문제가 제대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어떻게든 해결되겠지'라는 낭만적인 생각은 거둬들여야 할 때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떨쳐버려야 한다. 하지만 예상 가능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우리는 미리 대비하고 또 대비해야 한다. 인류가 존재한 이래 미래에 대한 도전은 끊임없이 시도됐다. 우리의 삶은 곧 도전의 역사다. 우리 후손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라도 예견될 수 있는 미래 위험에 우리는 총력전으로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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