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만 번지르르"…韓화장품 쓸어담던 中여성들의 '변심'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기자 | 2021.08.02 11:51

SCMP, 한국산 화장품 위상 약화 요인 분석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AFP
세계를 호령하던 한국산 화장품 'K-뷰티'가 중국에서 과거와 같은 위상을 되찾지 못할 거라는 경고가 현지에서 나왔다.

2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인들이 서양 브랜드를 수용하고 편한 일상을 추구하면서 한국 화장품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인들이 서양 선진국 화장품에 눈을 뜨고 화장 트렌드가 바뀌면서 한국 화장품 메이커들이 설 땅이 좁아지고 있다는 게 기사 요점이다.

중국 소비자들이 선진국 화장품을 접하게 된 계기는 한반도 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였다.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여행을 금지하자 여행객들이 중국 유명 관광지 하이난에서 쇼핑을 시작했다. 하이난 면세점에서 유명 서양 및 일본 화장품들을 저렴하게 구매하면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낮아졌다. 코로나19는 이 같은 경향을 더 심화시키는 분수령이 됐다고 SCMP는 분석했다.

가능한 간단한 과정을 추구하는 '스키니멀리즘'과 반대되는 한국식 화장법에도 거부감이 크다고 매체는 전했다. 화장 과정을 2~3단계로 축소하는 세계적인 화장 흐름과 맞지 않게 한국은 너무 복잡한 단계를 추구했다는 것이다. 5년 전만 해도 한국 유명인들의 길고 복잡한 화장법을 너도나도 따라 했지만 이젠 통하지 않는다고 SCMP는 꼬집었다.


한국 메이커들의 마케팅 방식도 '구식'이라고 지적했다. 한 요소로 화장품 재료 정보 노출을 들었는데 서양 제품들은 적극적인 데 반해 한국은 온갖 화려한 색상으로 겉만 번지르르하게 포장할 뿐 때론 불투명한 성분 목록으로 일관했다고 직격했다.

SCMP는 "10년 전만 해도 히알루론산, 레티놀, 비타민C가 스킨케어에 미치는 영향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오늘날 소비자들은 이 용어들을 잘 안다"며 "다채로운 포장, 재미있는 마케팅 전략에도 불구하고 종종 성분 목록을 불투명하게 제공하는 K-뷰티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어정쩡한 브랜드 포지셔닝도 위기 요인으로 지목됐다. K-뷰티는 '가성비'를 무기로 중저가를 표방해왔는데 코로나19로 외식, 여행비를 아낀 수요층이 미용 소비를 늘리는 바람에 설 땅이 좁아졌다는 분석이다.

SCMP는 "K-뷰티는 혁신보다는 마케팅에 집중한 결과 네이처리퍼블릭이 2019년 50개 뷰티 기업을 지적재산권 침해 혐의로 고소할 정도로 짝퉁 브랜드의 먹잇감이 됐다"며 "브랜드파워와 (K-팝스타 같은) 강력한 글로벌 인플루언서가 건재하지만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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