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금융정책과 다양성·포용성

머니투데이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2021.07.30 02:23
안수현 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금융회사가 직면한 경영환경 변화의 하나로 금융소비자의 의식·가치관 변화와 다양한 수요를 꼽을 수 있다. 그런데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양성·포용성 문화가 회사 내부에 확립돼야 할 것이다.

이는 다양한 인재를 유치하고 이들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해 혁신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면도 있지만 금융소비자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는 금융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 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지체할 수 없다. 최근 국내 금융회사 일부에서 다양성·포용성을 추진하는 경향은 그 중요성을 간파한 것으로 보이지만 대부분 금융회사가 그 중요성을 주지하거나 내부까지 인식이 침투하지는 않아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달 7일 영국 금융감독청(FCA)이 금융산업 내 다양성·포용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초안을 발표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운영과 관련해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양성·포용성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금융회사에 다양성·포용성이 문화로 내재되지 않은 경우 집단적 사고로 인해 금융안정에 위협이 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특히 다양성에 관해 기존 성별과 같이 좁게 보았던 것에서 인식, 관점, 능력, 취향, 문제해결방법 등 외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없는 부분까지 범주에 포함하고 있으며 다양성만으로는 건전한 금융시스템 확립과 금융안정을 확보하는데 충분하지 않고 그 전제로서 포용성이 내재돼 있을 것을 강조한다. 즉 포용성 없는 다양성은 혁신과 건전한 금융생태계 및 금융안정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본 것이다. 아울러 '포용성'을 모두가 참여와 존경 그리고 가치를 인정받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하고 포용이 조직 내 문화로 내재돼 있어야만 다양성의 이점이 회사에 확산하고 임직원의 심리적 안전이 포용을 촉진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인식 하에 영국 금융감독청은 금융회사의 다양성·포용성 정책을 촉진하기 위한 규제감독 방침도 밝혔는데 신규 임원의 적격성 심사 시 다양성 관련 정보제출과 임원지명위원회·보수위원회 설치회사의 경우 경영자 승계계획 시 다양성·포용성을 고려했는지 그리고 다양성·포용성 장애요인에 대한 관리를 보수설계 시 반영했는지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시범적으로 올 하반기부터 다양성·포용성 관련 정보를 금융회사 자발적으로 공개하게 하되 내년부터는 정기보고 대상으로 하고 금융회사가 정한 다양성·포용성 목표의 이행 여부 점검결과와 포용성 평가방법도 의무공개토록 할 예정이다.

금융회사뿐 아니라 영국 금융감독청 역시 다양성·포용성을 실천하겠다고 밝힌 점도 눈길을 끈다. 내부 직원에게 기회를 공평하게 부여하고 소관법률과 감독규정에 다양성·포용성에 반하는 용어나 규정들은 시정 및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금융을 위한 금융회사의 행동변화를 유도하는 새로운 감독방향과 금융감독기관 또한 피규제기관에 적용되는 방침을 준수하겠다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주시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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