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없이도 역대 실적 낸 우리금융 비결은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김상준 기자 | 2021.07.29 04:06
우리금융이 우리은행의 조직개편 덕을 톡톡히 봤다. 상반기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 모두가 역대 최대 실적을 낸 가운데 우리금융은 증권사가 없음에도 비이자이익과 이자이익 모두 끌어올렸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에 은행 내 증권운용부를 6년 만에 부활시키고 기업금융(IB) 팀을 확대해 비이자이익을 늘렸기에 가능한 일이다. 대기업 여신 본부와 중소기업 여신 본부를 통합·운영해 기업대출을 늘린 것은 이자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 비중은 우리금융 순익의 82%를 차지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4197억원으로, 반년 만에 지난해 연간 순이익(1조3073억원)을 뛰어넘었다. 전년 동기보다 114.9% 증가했다.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이어서 실적이 상대적으로 뒤질 것이라는 예상과 다른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비결은 조직개편이었다. 증권운용부를 다시 만들면서 올 상반기 우리금융의 유가증권평가이익은 221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5% 늘었다. IB 그룹 내 투자금융부 지분투자팀과 프로젝트금융부 부동산금융팀을 확대한 영향도 반영됐다.지분2팀과 부동산2팀을 신설해 기업금융 영업을 확대한 결과 우리은행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522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2.6% 급증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는 가운데 우리은행은 대기업 여신본부와 중소기업 여신본부를 통합·운영해 기업대출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우리은행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중 상반기 기업대출 규모가 지난해 말 대비 가장 많이 증가했다. 증가율은 우리은행이 6.9%이며 신한은행 6.7%, 하나·국민·농협은행이 각각 4.6%·2.8%·1.9% 등이었다. 특히 우리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액(104조43억원)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8.6% 증가했다. 신한은 7.6%, 하나는 5.9%였고 농협은 5.7%, 국민은 3.5%였다. 이처럼 기업대출을 통해 이자이익을 안정적으로 늘릴 수 있었다. 우리금융의 올 상반기 이자이익은 3조32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 늘었다.


이 역시 조직개편의 성과다. 우리은행은 올 들어 대기업 여신 본부와 중소기업 여신 본부를 통합했다. 2개 본부를 합치면서 영업 시스템을 바꿨다. 신광춘 우리은행 기업그룹 부행장은 "이때 설정한 방향성인 '본점과 전국 중소기업 여신 담당 직원 사이 협업 강화'가 상반기 실적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이는 일명 '다이렉트 마케팅'으로 불린다. 전국의 중기 여신 담당 직원 800여명은 파생거래 등 전문 지식이 필요한 여신에 대해 해당 기업 담당자를 본점 전문 인력과 연결해주는 역할을 했다. 자금을 조달받았을 때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이익 추정 등 제안 설명서 작성은 본점 직원이 맡는다. 이런 방식으로 현장 영업 건수와 실제 계약 건수가 증가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은 일회성 효과가 아닌 조직개편 등을 통한 견조한 수익창출력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라며 "우리금융그룹은 디지털혁신 등을 통해서 수익 창출 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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