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4개월' 日르네사스, 반도체 출하 회복됐지만…여전히 답답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1.07.26 11:46
일본 차량용 반도체 공급업체인 르네사스 테크놀로지(이하 르네사스)의 제품 출하량이 공장 화재 발생 4개월 만에 정상화됐다. 하지만 반도체 공급난 해소 기대는 낮다. 르네사스의 생산 정상화 등 반도체 제조업체의 공급 제약요인들이 해소되고 있지만, 반도체 부품 공급 주기가 길어지는 등의 수급 불균형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사진=AFP
26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르세사스 나카(那珂) 공장의 반도체 출하량은 이달 들어 제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화재에 따른 생산 중단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나카 공장은 지난 3월 19일 화재 발생으로 생산이 중단됐다. 지난 6월 24일 밤에야 화재 이전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했고, 이후 약 한 달 만에 출하량이 화재 이전 수준에 도달했다. 당초 르네사스 측은 4월 중순 부분적으로 생산을 재개하고, 5월 중에는 생산능력을 완전히 회복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르네사스 나카 공장의 주요 생산제품은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이다. MCU는 하나의 집적회로 안에 프로세서, 메모리, 입·출력 버스 등 최소한의 컴퓨터 요소를 내장해 만든 평균 40nm(나노밀리미터)의 초소형 칩으로 모든 전자기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반도체 부품이다.특히 자동차 한 대당 200~300대가 사용되는 차량용 MCU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 등에 사용되며 현재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 상태의 핵심으로 꼽히는 부품이다.

르네사스의 MCU 분야 매출액은 TSMC에 이어 세계 2위로, 세계 시장에서 약 2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르네사스의 생산 중단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자동차 업계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이 때문에 르네사스의 반도체 출하량 정상화가 자동차 업계의 반도체 부족 현상을 일정 부분 완화할 거란 평가도 나온다.

/사진=로이터
하지만 닛케이는 르네사스가 파운드리를 활용, 공장 등의 자산을 크게 끌어안지 않는 '팹라이트'(Fab-Lite) 경영을 추구하며 생산능력을 늘리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차량용 MCU 공급난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르네사스는 화재 이후 자사의 사이조(西條) 공장과 해외 파운드리(수탁 생산기업)를 활용한 대체 생산에 착수, 생산 중단 손실 복구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나타난 가파른 경기회복세에 전 세계의 반도체 수요는 급증했다. 하지만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팬데믹 기간 공장 봉쇄 등으로 생산에 차질을 겪었고, 공급주기가 길어지며 공급난을 야기했다.


미국 레버데이터(LeverData)에 따르면 지난 4월 전체 반도체 공급 주기는 1월 대비 75%가 길어졌다. MCU만 보면 공급 주기가 기존 16주에서 44주로, 통신 관련 집적회로(IC)는 12주에서 40주로 늘었다. 한 일본 반도체 공급업체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 압박이 상당한 상황"이라며 "고객사에는 납기를 1년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닛케이에 말했다.

MCU 공급난은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국 보스턴 컨설팅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지난 1분기(1~3월) 세계 자동차 생산량이 140만대 줄었고, 올해 연간 기준으로는 500만~700만대가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닛케이는 반도체 공급 부족이 자동차뿐만 아니라 에어컨 등 일반 가전제품 생산에도 악재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쓰비시는 MCU 공급난을 이유로 지난 6월 말부터 에어컨 등의 생산 감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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