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2인자 방중... 中과 '인권·북핵' 갈등 예고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기자 | 2021.07.25 17:51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사진=뉴스1
왕이 중국 외교부장/사진=뉴스1
미국 국무부 2인자 웬디 셔먼 부장관이 25일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을 찾았다. 첨예한 미중갈등 속에 화해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셔먼 부장관은 이날 중국 톈진에 도착, 다음날인 26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비롯해 셰펑 외교부 부부장과 회담할 예정이다.

셔먼 부장관은 올 1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중국을 방문한 미국 정부 관리 중 최고위급이다. 두 나라 고위급 관리들이 만나기는 지난 3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양제츠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부장이 미국 알래스카에서 얼굴을 맞댄 이후 4개월만이다.

이번 회담만으로 두 나라가 화해 무드로 돌아설 거라고 기대하는 건 무리다. 입장차를 좁힐 수 있는 계기가 없었고 회담 의제도 마땅히 없어서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정부 시절 시작된 중국 압박 전략을 계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역 불균형에 주로 관심을 가졌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홍콩과 신장위구르 문제 등 주로 인권 분야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난 16일에는 홍콩 내 미국 기업들에게 사업 위험성을 경고하는 경보를 발령하고 홍콩 인권탄압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는 중국 관리 7명을 제재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해킹 배후에 중국 정부가 관리 중인 해커들이 있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중국발 대만 통일 전쟁 가능성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서도 사사건건 충돌했다.

북핵 문제가 도마에 오를 가능성도 시사했다. 셔먼 부장관은 23일 방한 중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확실히 (미·중의) 협력 분야"라며 "중국과 그 문제를 논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클린턴 행정부 당시인 2000년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으로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에 동행하는 등 북한 전문가로 통해왔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지금까지의 자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상태다. 국무부는 샤먼 부장관의 방중 소식을 알린 지난 21일(현지시간) "(중국과)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부분뿐 아니라 중국의 행동에 심각한 우려가 있는 부분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도 단단히 벼르고 있다. 셔먼 부장관 방문을 이틀 앞둔 23일 반(反) 외국제재법을 처음 적용해 윌버 로스 전 미 상무장관 등 미국 인사 7명을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1주일 전 미국의 중국 관리 제재에 대한 맞대응이다.

왕이 부장은 청두에서 열린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과 제3차 중·파키스탄 전략대화 이후 "미국은 늘 힘으로 다른 나라를 압박하며 자국이 우월하다고 여긴다"며 "세상에 다른 나라보다 위에 있는 나라는 없다. 중국은 이런 나라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셔먼 부장관이 도착하기 하루 전 나온 발언이다.

만남 전부터 기싸움을 치열하지만 알래스카 회담 때처럼 전면적인 충돌을 재연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셔먼 부장관의 방중 관련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의 주요 목적은 양국 관계에 대한 솔직한 의견 교환"이라며 "구체적인 것을 협상하는 게 아니라 고위급 소통 채널을 열어두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회담이 오는 10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중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간 회담의 교두보로 작동할 것으로 본다. 두 정상간 대화는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축하 전화통화를 한 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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