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상당수 지역에서 '1인 시위' 외 집회가 금지된 가운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없는 시위에서도 민주노총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시위 주체 측이 경찰·지자체가 수천명이 참가한 민주노총 집회를 사실상 방관했기에 다른 시위도 막아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펼치면서다. 경찰은 민주노총을 비롯한 불법 집회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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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되고, 우리는 왜 안되나"━
사랑제일교회는 현재 대면예배는 물론, 비대면예배조차 할 수 없다. 교회 측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를 무시하고 지난 18일 대면예배를 강행하면서 운영중단 처분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 측은 이날도 운영중단처분을 무시하고 대면예배를 재차 강행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 집회 사례를 또 언급했다. 앞서 교회 측은 지난 18일에도 "야외서는 코로나 전파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됐고 그 증거는 7월 3일 민주노총 집회"라고 주장했다.
불법 시위·집회에 나선 이들이 민주노총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5일 정부의 거리두기 격상에 반대해 시위에 나선 자영업자들도 민주노총을 언급했다.
당시 경찰의 검문으로 시위 참가가 저지된 자영업자 이모씨는 "민주노총도 대규모로 집회하는데 차량시위는 왜 안되나"라며 "무엇이 불법인지 합리적인 설명을 해달라"고 항의했다. 이어 "강자한테만 약하고 만만한 우리한테는 강하게 나오나"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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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평성 불거진 집회대응…성공사례 된 민주노총 집회 ━
방역을 이유로 집회가 금지되는 상황서 수천명이 모인 노조 집회는 진행되는데 그보다 인원이 적은 집회는 왜 막느냐는 주장이다. 민주노총이 성공적으로 집회를 치르면서 다른 단체들의 집회 개최에 힘을 실어주게 된 셈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개천절·한글날 보수단체가 집회를 예고하자 광화문광장 일대에 537대의 경찰버스와 경력 1만2000여명을 동원했다. 한강 다리 등 90여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광화문 광장·서울 시청 일대는 인원과 버스 등을 이용해 막는 등 3단계 차단선을 구축했다. 경찰은 삼일절에도 118개 중대 7000명의 인력을 투입했고, 집회는 사실상 봉쇄됐다.
그러나 최근 노조 집회는 경찰 통제를 받았지만 결국 진행됐다. 지난 3일에는 민주노총 조합원 8000여명이 종로 일대에 모여 행진에 나섰다. 지난달 23일에는 4000여명이 모인 전국택배노동조합 집회가 1박2일로 진행됐으며, 지난 23일에는 강원도 원주에서 800여명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집회를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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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유행·집회 관계없다는 민주노총…경찰은 "엄정대응"━
정부가 방역 실패의 책임을 민주노총에 떠넘기고 있으며 집회를 금지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은 집회금지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내고 있다.
경찰도 불법집회 등에 엄정대응하고 있다며 형평성 논란을 일축해왔다. 실제로 택배노조 집회에서는 경찰 77개 중대 총 4600여명이 동원돼 국회 앞과 여의도공원 일대에 차벽과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7·3일 집회에서는 213개 부대가 임시 검문소 59곳을 3중으로 운영했으며, 원주 집회에서는 강원지역 22개 중대 1700여명의 경력을 투입했다.
7·3 집회와 원주 원정집회에 대해서는 각각 수사전단팀을 편성해 수사 중이다. 서울경찰청은 7·3 집회를 주도한 민주노총 관계자 6명을 소환 조사했으며, 이번 주에도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집시법과 감염병예방법 위반, 일반교통방해 등으로 민주노총 집회 관련자를 조사하고 있다"며 "조사 과정에서 불법이 확인되면 엄정 대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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