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서로 스치면서 안부를 물었다. 청해부대 34진(문무대왕함) 일원으로 코로나19(COVID-19)에 확진된 간부 A씨가 23일 국방부 공동취재단과 전화인터뷰에서 모종의 기항지에 들던 이후인 7월 2일 무렵부터 하나둘 '감기 환자'가 나오던 때 서로 "몸 좀 괜찮냐"는 말이 오갔다고 전했다.
그는 "환자 특성상 증상이 경미한 인원들이 통로나 이런데서 마주칠 수 있는 상황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같이 부대끼고 그런게 아니라 지나치면서 (서로) 말한마디 해주는 그런 생활이었다"고 했다.
처음엔 '양성'이 없으니 격리도 없었다. 어쩌면 이런 '음성' 장병들이 함내를 스치며 서로 대화를 나누는 사이, 근무에 투입되는 사이 감염은 확산됐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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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R 확진 반전━
6명 전원이 양성이었다. 그는 "너무 짧은 기간에 급속도로 많은 환자들이 생겼다"며 "증상이 심했던 인원들에 대한 걱정이 되게 컸던 분위기였다"고 했다. '전원 백신 미접종' 상태와 3밀(밀폐·밀집·밀접) 특성이 맞물린 결과다.
하지만 그는 '백신 미접종 출항'과 관련, "백신 물량 부족했다는 상황도 있었고, 저희를 (일부러) 안맞춰 주기 위해 그랬다곤 생각하지 않는다"며 "백신 못 맞고 나왔지만 우리가 아니면 국민 중 누구라도 백신을 맞을 수 있지 않을까 서로 이야기 하면서 나왔다(한국을 떠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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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마스크 꺼낸 장병들━
초기 정확한 진단에 실패하는 악재도 있었다. 국방부는 청해부대34진에 신속항원검사키트를 구비하라는 지침을 내렸지만 해군 실무진의 착오로 신속항체검사키트를 들여놓았던 게 결과적으로 화근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신속항원검사키트도 PCR보다는 정확성이 떨어지지만 항체가 만들어지는 단계가 돼서야 감염 여부를 판정 가능한 신속항체검사키트와 비교하면 초기 단계에서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어디서 감염이 시작됐는지는 모른다. 부대원들은 외부 접촉 가능성이 낮다며 의학계가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식자재 전파' 가능성을 거론한다.
환자가 너무 늘자 부대는 '비확진자 격리'에 들어갔다. 또 다른 간부 C씨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 많았을 때 누가 음성인지 양성인지 몰라서, 한 번도 안 아팠던 사람들을 격리 시키는 것으로 조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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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항 불가, 함장도 산소호흡기━
이어 "배를 놔두고 내려야 한다는 말이 나왔을 때 음성자들만 한국에 보내자, 양성자들은 면역체계가 생기지 않겠느냐 우리가 배를 몰고 가야 한다 하면서 울고 했다"며 아쉬워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SNS 메시지를 통해 "청해부대 부대원들이 건강하게 임무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며 "걱정하실 가족들에게 송구한 마음"이라며 청해부대 집단감염과 관련 처음으로 사과했다.
반면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SNS를 통한 사과가 이미 상처받은 장병들과 가족, 국민들께 얼마나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라며 "말 뿐인 사과는 의미 없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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