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싸움' 치닫는 與 경선…"이런 식이면 본선서 부메랑"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이정혁 기자 | 2021.07.23 19:05

[the300]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1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결과 발표에서 본경선에 진출한 김두관(왼쪽부터),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이재명, 추미애 후보가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권리당원 1200명(50%)·일반국민 1200명(50%)를 대상으로 8명의 예비후보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문순 지사와 양승조 지사가 컷오프됐다고 밝혔다. 2021.7.11/뉴스1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노무현 탄핵'을 둘러싼 이른바 '적통성 논란'과 네거티브 공세로 진흙탕 싸움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1, 2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측과 이낙연 전 대표 측의 신경전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당 안팎에선 대선 후보의 과거 이력과 행적을 따져봐야 하지만, 공방이 당 주류인 '친문' 당원들의 지지 확보를 위한 상대 후보 깎아 내리기로 일관되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런 '퇴행적 경선'은 민주당이 강조해온 '원팀' 으로의 결집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본선에서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은 원팀 협약식 등을 통해 예비후보들 간 지나친 공세를 자제시킬 계획이다.


"윤영찬 기사"vs"이재명, 盧 수차례 저격"…이재명 vs 이낙연 '점입가경'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합동 TV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가 인사 나누고 있다. 2021.7.8/뉴스1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과 이낙연 전 대표 측은 23일에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를 둘러싸고 난타전을 펼쳤다.

이재명 캠프 수행실장인 김남국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탄핵안 표결 당일 동아일보 1면 기사 말미에 보면 '이낙연 의원 등은 노 대통령 기자회견 후 탄핵 찬성 쪽으로 돌아섰다'고 보도하고 있다"며 연일 이 전 대표를 직격했다.

김 의원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기사를 쓴 기자가 바로 윤영찬 의원이라는 것"이라며 "동아일보에서 두 사람의 깊은 사적 관계를 생각하면 취재된 내용이 더욱 더 진실에 가깝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당시 동아일보 기자였던 윤 의원 현재 이낙연 캠프 정무실장을 맡고 있는데 이를 김 의원이 역공 소재로 활용한 것이다.

이 전 대표 측도 맞불을 놨다. 이 지사가 정치 입문 초창기인 2007년 대선 당시 노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정동영 후보를 소환했다.

이날 이낙연 캠프 상황본부장인 최인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동영 지지모임 공동대표로 활동하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여러차례 저격했다"며 "노 전 대통령을 소환해 네거티브할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의원은 "정동영 전 의원은 노 대통령의 반대에도 열린우리당 창당을 밀어붙였다"며 "참여정부 말기 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김대중 전 대통령과 차별화하며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던 분들이 노 전 대통령과 차별화하며 열린우리당을 분열시키고 탈당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무현이 지지하는 후보라면 그가 누구라도 지지하지 않겠다, 국민 70% 이상…', '개헌이라는 절대 필수적 과제를 이야기해도 노무현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면 싫다는 것이 국민적 정서이다' 등을 나열하며 "이재명 후보가 당시 정 전 의원을 지지하며 인터넷에 쓴 글"이라고 저격했다.

최 의원은 "이낙연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했다고 분명하게 답변했다. 진실은 바뀌지 않는다"며 "이번 네거티브는 성공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열린 '준비된 경제대통령 정세균 후보 지지 노동자 일만인 선언'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7.16/뉴스1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 지사와 이 전 대표간 난타전에 대해 "당시 이 전 대표는 다른 정당에 있지 않았냐"며 "그때 내부 사정을 아는 분이 아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저는 탄핵을 막기 위해 의장석을 지키고 당시 우리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들어가 탄핵을 저지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고 두 후보를 우회 저격했다. 김두관 의원도 적통 후보 논란에 관해 "진짜 원조 입장에서 개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추 전 장관과 이 전 대표는 당시 야당과 손잡고 노 전 대통령을 탄핵한 정당의 주역"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탄핵 책임론'에 대해 "당시 최고위원으로서 마지막에 불가피하게 탄핵 대열에 동참한 것은 여러 차례 사죄했고, 회피하거나 부정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적통 논란에 대해서는 "제가 민주당 맏며느리로서 아드님들이 다 적통이라고 한다면 다들 소속과 무늬만 민주당이 아니라 심장도 민주당인 것"이라며 "개혁정치를 복원하자고 한 저의 그런 말씀을 잘 듣고 있구나 싶어 반갑다"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은 "노 전 대통령 탄핵 때 표결을 어떻게 했는지, 사생활 문제 등으로 상대를 흠집내는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데 국민들이 무슨 관심이 있느냐"며 "이렇게 계속할거면 집에 가라고 하고 싶다"고 양측을 강력 비판했다.



"이런 식으로 가면 본선에서 부메랑…금도 지켜야"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7.23/뉴스1
송영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당내 대선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이 과열되고 있는 데 대해 "자신이 민주당 후보가 되면 나머지 다섯 분의 후보가 본선을 도와줄 동지라고 염두하고 논쟁·비판할 때 금도가 지켜져야 한다"고 거듭 자제를 촉구했다. 이어 "대선은 미래로 가는 선택"이라면서 "후보 간 네거티브로 당원과 국민들이 염려를 하고 있는데 대선은 과거에 대한 논쟁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네거티브 양상은 향후 본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경선 과정에서 벌어지는 네거티브 공세 현상은 권력을 잡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면이 있긴 하다"면서도 "너무 심하게 하다 보면 나중에 본선 후보가 됐을 때 상대편 후보에게 공격할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선거 과정을 길게 보고 현명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정책 경쟁으로 승부를 보려고 하면 일단 기존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하는데 지금 분위기에서 현행 정책을 건드렸다간 지지자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그러지는 못하고 어쩔 수 없이 계속해서 옛날 얘기로 공세를 펼치는 것 같다. 계속 이런 식으로 가다 보면 본선에서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후보들 간 네거티브 공세가 더욱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신사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28일 오전 8시 '대선 원팀 협약식'을 연다"며 "공명선거와 정책 협약을 통해 정정당당한 경선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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