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교원양성체제 발전방안' 기대되는 이유

머니투데이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 겸 부사장 | 2021.07.22 02:47
이만기 부사장
필자는 어릴 적부터 교사가 되고 싶어 초·중·고 학생부 진로희망은 언제나 교육자였고 결국 사범대에 진학했다. 그 덕에 국어교사와 학원 강사, 대학 겸임교수 경험을 하고 지금은 입시 및 교육전문가로 지낸다. 30년 가까이 공사(公私)의 교단에 있으면서 교사의 삶은 '생활'(生活)이요, 강사의 그것은 '생존'(生存)이라는 말도 이해하는 등 교사와 강사의 간극(間隙)을 직접 경험도 했다. 교사 권위의 하락도, 강사 명예의 상승도 지켜보았으나 대중의 인식은 아직도 강사보다 교사를 '진정한 선생님'으로 더 대우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교육에서 교사라는 역할이 갖는 의미가 크다는 말일 것이다. 어쩌면 교사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굳이 발도르프학교 창시자인 루돌프 슈타이너의 교사론을 가져오지 않아도 교사가 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교사가 지닌 교육에 대한 태도와 학식이 결국 올바른 교육의 질의 최대치가 된다는 뜻이다. 들판의 곡식은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도 그렇다. 교사의 학생들에 대한 부지런한 관심이 교육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의미다. 이는 고루(固陋)하다 비판받아도 여전히 생명력 있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교육부가 지난 13일 '교원양성체제 발전방안(시안)'을 마련하고 올해 10월 최종안 발표를 목표로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요지는 학령인구 감소와 높은 임용경쟁률을 해결하기 위해 중·고교(중등) 교원양성 규모를 대폭 줄이는 것이다. 정부의 방안은 교육실습을 강화해 '실습학기제'를 도입하고 교육대학원은 교원양성 기능을 없애고 현직 교사의 재교육기관으로 개편한다. 사범대는 국어, 수학, 영어 등 공통과목 중심으로 교원을 양성하고 일반대학의 교직과정은 전문교과, 제2외국어, 선택·신규분야 등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즉, 앞으로 중·고교 공통과목 교사가 되려면 사범대를 졸업해야만 한다는 말이다.


이번 교육부 안을 두고 4차 산업사회 속에서 다양성·개별화의 가치가 중요해지는데 교원양성기관으로 왜 사범대만을 고집하느냐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교육부의 방향이 옳다고 생각한다. 이는 일반대학과 사범대가 갖는 환경적 요인을 무시할 수 없는 탓이다.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이렇다. 필자는 사대 국어교육과를 다니면서 선호하는 교수님을 찾아가느라 일부 강의는 문과대 국어국문학과에서 들었다. 두 학과에서 강좌의 명칭과 특성이 같은 수업을 들었지만 분위기는 매우 달랐다. 국어국문학 과목에서 국교과 강의는 넓은 영역을 골고루 다뤘지만 국문과 강의는 학생 선호에 따라 깊고 좁게 파고들었다. 당시 국문과 학생은 나름대로 어학·문학 등에서 주전공 분야가 있었고 국교과 학생은 어학·문학을 골고루 학습했다. 미래의 제자에게 국어국문학의 다양한 측면을 알려줘야 한다는 사대의 특성이 반영됐을 것이다. 두 학과 교수님의 교수법도 달랐다. 사범대생과 문과대생을 대하는 교수님들의 태도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사범대 강의는 "교사가 되면~" "학교 문법에서는~" "교과지도를 할 때는~" "교사란~"으로 시작하는 교수님 말씀이 많았다. 부지불식간에 교사직에 대한 정신교육이 된 것이다. 굳이 교육에서 외적 조건이나 자극을 중시하는 후천적 구조환경적 관점이 아니더라도 사대에서는 늘 보고 듣는 교직(敎職)의 본질을 학생들이 체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동기를 불문하고 교육부 안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이다.

아, 입시전문가로서 한마디 사족을 붙이자면 이번 교원양성체제 발전방안이 확정되면 사범대에 우수한 입학생들이 지원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입학경쟁률과 입시결과가 상승할 것인데 이는 발전방안(시안)이 주는 긍정적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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