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동 14억, 신길동 11억.."공공재개발 분양가도 비싸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21.07.19 16:30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된 동작구 흑석2구역 전경. /사진제공=뉴스1
'동작구 흑석2구역 14억3000만원, 영등포구 신길1구역 11억3000만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공공재개발 주민설명회에서 제시한 전용 84㎡(옛 34평) 신축 아파트 일반분양 가격이다. 주변 시세의 80% 수준이지만 실수요자가 구입하기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공공재개발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고, 2~3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세를 탄 영향이 맞물린 결과다.

분양가 9억 초과 주택은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 공공재개발로 공급하는 주택이 정부 의도와 달리 서민 실수요층에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분양가상한제 미적용, 최근 시세 상승 반영…공공재개발이 민간분양 단지보다 비싸


19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최근 SH공사 주도로 공공재개발 사업 주민설명회가 진행되면서 각 지역별 예상 분양가가 공개되고 있다.

현재까지 가장 높은 분양가격이 책정된 곳은 동작구 흑석2구역이다. SH공사는 주민설명회에서 3.3㎡당 최고 4224만원의 추정 분양가를 제시했다. 전용 59㎡가 약 10억원, 전용 84㎡가 약 14억원 초중반대에 공급될 예정이다. 인근 '아크로리버하임' 시세보다 20~30% 낮지만 지난해 민간 분양한 흑석3구역 분양가(3.3㎡당 2813만원)보다는 최대 50% 비싸다.

영등포구 신길1구역 일반분양가는 3.3㎡당 3343만원으로 예상된다. 인근 신축 단지 시세보다는 20% 정도 낮지만 전용 59㎡는 약 8억4000만원, 전용 84㎡는 약 11억3000만원을 내야한다.

동대문구 전농9구역 일반분양가는 3.3㎡당 3087만원으로 예상된다. 전용 84㎡ 기준 약 10억5000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나 지난해 인근 용두동에서 민간 분양한 '래미안 엘리니티'와 최초 공급가와 비교해선 1억원 높다.

양천구 신월7-2구역은 3.3㎡당 2590만원의 분양가가 책정돼 전용 59㎡가 6억원대 공급될 전망이다. 이 지역은 전용 84㎡는 짓지 않을 예정이다.

소형 위주로 공급되는 신월7-2구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중도금 대출 제한에 걸리는 셈이다.

지역별로 시세에 차이가 있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지역에서 좀 더 저렴한 주택이 나올 가능성이 있지만 '주변 시세보다는 조금 저렴해도, 주변 민간 분양단지보다는 비싼' 패턴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가 더 오를 가능성..무주택자 9억 중도금대출 규제 완화 방안 등 거론


앞으로 서울 공시지가가 오름세를 타면 공공재개발 단지 분양가격은 더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도심 땅값은 원래 비쌌고, 최근 공시지가 상승률도 높아 토지 보상가격이 만만치 않다"며 "분양가상한제도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애초 저렴한 가격대 공급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분양가격이 높아지면 사업을 추진하는 재개발 조합의 수익성은 개선되지만, 청약 대기자들의 자금조달 부담은 커지는 양면성이 있다. 공공재개발 시행자인 LH와 SH는 조합 참석을 유도하기 위해 가급적 높은 분양가를 제시하나, 일반공급을 기다리는 수요자들은 제시된 분양가격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이에 현재 분양가 9억인 중도금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실수요자 위주로 공공주택 공급 효과를 내려면 중도금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이자 상환능력이 충분한 무주택자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을 높이는 등의 보완책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최근 정부가 공개한 3기 신도시 공급가격도 예상보다 높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곧 사전청약을 진행할 인천 계양 전용 84㎡는 4억9000만원대, 성남 복정 전용 59㎡는 6억7000만원대, 위례 전용 55㎡는 5억5500만원대에 예상 공급가격이 책정됐다. 1~2년 뒤 본청약 시점엔 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참여연대는 이와 관련 "정부가 거품이 낀 주변 시세를 기준으로 분양가를 산정했다"며 "실건축비를 적용해 분양가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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