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아프리카 아덴만 해역으로 떠났던 해군 청해부대 34진(문무대왕함·4400t급)의 코로나19(Covid-9) 누적 확진자가 최소 68명으로 급증했다. 전체 부대원 300여명을 대상으로한 PCR(유전자증폭) 전수검사 중 101명의 결과분에 해당해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국민과 선박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파병된 '군복 입은 국가 대표'라고 일컬어졌던 부대가 집단감염의 현실화로 전원 조기 귀국하게 됐다.
18일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8시 기준 청해부대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오전 7시보다 61명이 추가된 68명"이라고 밝혔다. 국방부가 15일 오전 최초 확진자 발생 사실을 알린 뒤로 확인된 확진자가 대폭 늘어난 것이다. 청해부대 34진 장병 가운데 1명이 지난 2일 감기 증상을 보였다. 이후 장병 40여명이 감기 증세를 보이면서 지난 10일 간이검사가 실시된 결과 모두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 13일 인접 국가의 협조 하에 의심 증상이 있는 간부 6명의 검체를 샘플로 PCR 검사를 진행한 결과 모두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우리 군이 확진 사실을 발표하게 된 것이다. 이 관계자는 "PCR 검사 결과를 통보받은 101명 중 68명이 양성, 33명이 음성"이라며 "추가 입원환자 3명은 폐렴의증이고 18일 현지병원에 외진 후 입원조치해 치료중에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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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 입은 대한민국 국가대표"…집단감염 왜 번졌나 ━
청해부대는 아프리카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과 중동 오만만 일대를 지나는 우리 선박 등에 대한 보호임무를 수행하는 부대다. 2009년 소말리아 해적으로부터 한국 선박을 보호하고 해적활동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결성됐다. 함 승조원을 비롯해 특수전(UDT·SEAL) 장병으로 편성된 검문검색대, 해상작전헬기(LYNX)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여 명으로 구성됐다.
지난 2월 34진 출항식 당시 이종호 사령관(중장)은 부대원들에게 "치밀하게 파병 준비를 마친 34진 장병 모두는 군복 입은 대한민국 국가대표라는 투철한 사명감으로 부여된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뒤 안전하게 복귀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번 집단감염에 따라 백신 미수송 등으로 국가가 청해부대를 방관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반면 우리 국방부는 관련 보도에 유감을 나타내면서 진화에 나섰다.
청해부대 34진의 출항일을 감안하면 국내 백신 접종계획상 예방접종이 불가능했다는 게 국방부 측의 설명이다. 청해부대 34진의 출항일은 국내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전인 2월8일이었다. 국내에서 사회필수인력에 대한 우선접종이 시작된 것은 3월이었다. 또 국방부는 원해 작전임무의 특성상 이상반응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어려워 백신 접종을 하기 힘들다는 점 등도 고려했다고 한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청해부대와 관련 "공중급유수송기를 급파해서 방역인력, 의료인력과 방역·치료장비, 물품을 최대한 신속하게 현지에 투입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현지 치료 여건이 여의치 않을 경우, 환자를 신속하게 국내에 후송하라"며 "다른 파병부대의 상황도 점검해서 유사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지원하라"고 했다.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은 그동안 관련 국가 및 관계기관과의 긴밀한 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오늘 오후 청해부대 장병들의 귀국을 위해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2대가 출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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