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말 까지 얀센 백신 10만1000회분을 국내 도입할 계획이다. 얀센과의 개별 개약 분 600만회 중 초도물량이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후 미국이 한국에 제공한 110만회분의 접종은 끝난 상태다. 지난 13일 0시 기준으로 얀센 백신의 접종률은 100%가 되며 해당 물량이 모두 소진된 것. 지난 13일부터 접종이 끊긴 얀센 백신의 국내 도입이 순차적으로 다시 시작되며 접종 재개도 앞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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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착란 증상에 희귀 신경 합병증 우려까지━
유족에 따르면 A(30)씨는 지난달 14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예비군, 민방위 대상자로 얀센 백신을 접종하고 이달 6일 충북 청주의 한 종합병원 주차장 3층에서 추락해 숨졌다.
A씨는 이달 3일 본가가 있는 청주에 내려온 뒤부터 정신착란과 호흡곤란, 실신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유족은 평소 건강하던 A씨가 정신착란 증세를 보인 것은 백신 부작용 탓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6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코로나19 얀센 백신 예방접종 부작용 의심 인과성, 조속히 심의해 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혼수상태에 빠진 교사 B씨(34)의 아버지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인에 따르면 B씨는 지난달 11일 오전 얀센 백신을 맞은 후 25일째 되던 지난 6일 오후에 쓰러졌다.
즉시 인근 대학병원 응급실로 후송된 후 뇌경색 의심 증상으로 40분 이내에 응급시술을 받았으나 혼수상태에 빠져 아직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얀센 백신이 '길랑-바레 증후군'(GBS)이라는 희귀한 신경 합병증의 위험성을 증가시킬수 있다는 경고문을 백신 라벨에 추가했다. GBS는 면역체계가 신경 세포들을 공격하는 질환으로 근육 악화, 간헐적 마비 등을 유발한다.
FDA는 얀센 백신 1280만회분 중 100회분에서 GBS 증세가 백신 이상 보고 시스템에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100건의 GBS 보고 가운데 95명이 입원하고, 1명이 사망했다. 백신 접종 후 42일 이내에 관련 증상이 시작됐다.
국내에서도 얀센 백신 접종후 관련 보고가 들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은희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안전접종관리반장은 최근 "얀센 백신 접종 후 일반 이상반응으로 길랭-바레 증후군 신고가 5건 들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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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접종과 인과성 여부 조사 중"━
희귀혈전증은 '아데노 바이러스 벡터' 방식 백신 대표적 이상반응이다. 얀센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여기에 속한다. 일반적인 혈전증은 뇌동맥, 관상동맥과 다리 심부정맥, 폐동맥에 주로 발생하는데 희귀 혈전증은 백신 접종 후 4∼28일 사이에 뇌정맥동과 내장정맥에 발생한다.
국내에서 얀센 백신을 맞고 희귀혈전증을 겪은 뒤 사망이 인정된 사례는 아직 없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 중 1건의 사망 사례가 백신이 야기한 희귀혈전증 사망으로 유일하게 인정된 상태다.
정부는 일단 미국 FDA의 얀센 백신 GBS 경고 관련, 국내에서도 해당 백신 라벨에 부작용 경고문을 부착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한 상태다. 다만 방역 당국은 국내에서도 보고된 5건의 GBS 관련 증상은 의심 증상이 보고된 것일 뿐, 실제로 GBS 증후군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접종 후 정신착란 증상을 보이다가 사망한 A씨에 대해서도 해당 증상과 접종과의 인과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조사 결과가 나오려면 한 달 정도 걸릴 것"며 "부검 결과가 나와봐야 백신과의 연관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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