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 상반기 유럽에서 전년 동기 대비 40.1% 증가한 49만4158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39.3%, 40.8% 늘어난 24만2922대와 25만1236대를 팔았다. 유럽 전체 자동차 판매실적(648만6351대)이 같은 기간 27.1% 증가한 것보다도 훨씬 웃도는 성과다. 전반적인 자동차 수요가 살아난 가운데 코로나19 기저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평가다.
현대차·기아의 유럽 시장 점유율도 전년 동월 대비 0.7% 포인트 높아진 7.6%(현대차 3.7%+기아 3.9%)를 기록했다. 완성차 브랜드 그룹별 순위도 현대차·기아가 BMW(5위)를 제치고 4위에 올랐다. 지난해 상반기엔 순위가 반대였다. 1~3위는 폭스바겐·스텔란티스·르노그룹이 차지했다.
차종별로 보면 현대차는 투싼(7만7050대), 코나(5만9184대), i20(3만3235대) 순이었고, 기아는 씨드(6만1925대), 스포티지(4만9497대), 니로(4만3342대)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전기차의 약진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코나·아이오닉·쏘울·니로에 현대차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가 가세한 전기차는 전년 동월 대비 94.6% 증가한 5만5875대가 팔렸다. 올 2월25일에 유럽에서 3000대 한정으로 진행한 사전계약에서 완판(완전판매)을 기록한 아이오닉 5는 지난 5월 출시 이후 두달간 1408대(5월 414대+6월 994대)가 팔렸다.
현대차·기아의 지난달(6월) 판매량도 10만5656대(현대차 5만4946대+기아 5만710대)로 전년 동기 대비 51.7% 늘어났다. 같은 기간 유럽 전체 판매량은 13.3% 증가한 128만2503대로 집계됐다. 현대차·기아의 유럽 점유율도 전년 동기 대비 2.1% 포인트 높아진 8.2%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상황 및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을 면밀히 살피면서 제네시스 브랜드 진출과 기아 첫 전용 전기차 EV6·신형 스포티지 등 신차 출시를 앞세워 유럽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제네시스는 지난 5월 유럽 진출을 공식 선언했으며 이달부터 대형 럭셔리 세단 G80와 대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GV80의 판매를 시작한데 이어 중형 스포츠 세단 G70와 도심형 중형 SUV GV70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유럽 전략형 모델 G70 슈팅 브레이크(왜건)를 추가 투입하고, G80 전동화 모델도 공개할 계획이다. 사냥용 마차로부터 유래된 '슈팅 브레이크'는 날렵한 외관과 실용성 있는 적재 공간을 가진 차량으로 유럽지역에서 선호도가 높다.
한편 현대차는 1977년 그리스에 포니 300대를 수출하며 유럽에 진출했다. 기아는 1995년, 현대차는 2000년에 각각 유럽총괄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현대차·기아는 2008년 50만대 판매를 돌파(50만8574대)했고, 10년 만인 2018년에 사상 처음으로 100만대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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