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꾸미]코로나만 끝나면 주가 3배 오를 주식? 카니발의 이상과 현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이주아 PD | 2021.07.17 03:55

전세계 크루즈 1위 기업 카니발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점차 빨리지고 해외 여행도 곧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카니발의 실적과 주가도 정상화 할 것이란 기대감이다.

현재 주가가 싸다는 판단에 저가 매수세가 상당수 유입되고 있지만 막대한 규모의 유상증자로 인한 주가 희석 효과와 과도한 채권 발행은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15일 국내 투자자들은 카니발 코퍼레이션 앤 피엘씨(티커 CCL, 이하 카니발) 주식 3000만 달러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이 7번째로 많이 산 주식이다.

여행 재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다른 항공·여행주 대비 저평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카니발은 2018년 초 주가가 최고 70달러대를 넘어섰지만 15일 기준 주가는 21.95달러다.

아직 해외 여행이 재개된 게 아닌데도 델타항공이나 익스피디아 등 항공·여행주 대부분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주가를 거의 회복했다는 걸 감안하면 고점 대비 3분의 1 수준인 카니발은 충분히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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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등 크루즈 업체 카니발



카니발 그룹의 크루즈선 costa fortuna. /사진=카니발
투자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카니발이 코로나19 이전까지 전세계 크루즈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는 1위 사업자였다는 사실이다.

2019년 크루즈 여행객은 총 3010만명으로 이 중 43%인 1290만명이 카니발 고객이었다. 크루즈 선박 보유 대수는 지난해 말 기준 88척으로 2~3위 업체인 로열 캐리비언(24척)과 노르웨지언(28척)을 압도한다.

카니발 산하에는 △카니발 크루즈 △코스타 △P&O 호주 △P&O 영국 △프린세스 △홀랜드 아메리카 △아이다 △쿠나드 △씨번 등 9개 크루즈 브랜드가 있다. 중저가부터 럭셔리까지 다양한 크루즈 상품이 마련돼 있어 고객층도 넓은 편이다.

세계 크루즈 1위 업체 카니발과 산하 브랜드. /자료제공=카니발
카니발은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양호한 재무상태와 수익성을 실현했던 견실한 회사였다. 2019년 매출액은 208억달러, 영업이익은 33억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5.7%, ROE(자기자본이익률)은 11.8%로 수익성도 양호했다. 한 척에 수천억원씩 하는 대형 크루즈선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부채비율은 매년 60~70%대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크루즈가 고성장 산업은 아니지만 높은 재구매 비율과 대중화 상품 확대, 마진이 높은 선상 매출 등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하는 게 가능했다.

크루즈 사업의 특징은 고객의 재구매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세계크루즈협회(CLIA)의 조사에 따르면 크루즈 여행객들의 74%는 향후 몇 년 이내에 다시 크루즈 여행 상품을 이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만큼 만족도가 높다는 의미다.



카니발이 수익을 내는 방법


카니발 실적 추이. /자료=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

고객 만족도가 높은 가장 큰 이유는 티켓 가격만 지불하면 숙박은 물론이고 뷔페, 공연, 액티비티 등 배 안의 웬만한 서비스와 시설이 추가 요금 없이 제공된다는 사실이다.

합리적인 가격의 대중화 상품도 확대되면서 저변도 넓어지는 중이다. 크루즈 여행하면 보통 시간 많고 돈 많은 부유층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7일 안팎의 짧은 기간 동안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크루즈를 이용할 수 있는 상품도 많다.

크루즈 여행은 등급에 따라 크게 컨템퍼러리, 프리미엄, 럭셔리 3개로 나뉜다. 컨템퍼러리는 가볍게 크루즈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대중 상품으로 보통 7일 이내 패키지 가격이 300~400달러 정도다. 프리미엄은 보다 나은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을 위한 중급 상품이고, 럭셔리는 말 그대로 VIP들을 위한 패키지다.

컨템퍼러리의 경우 약 400달러(50만원) 정도면 3박4일 동안 배 안에 머물면서 각종 음식과 공연, 놀이시설을 즐길 수 있으니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이다.

크루즈 회사들은 티켓 판매 외에도 선상 매출로 상당한 수익을 올린다. 배 안에 웬만한 서비스는 티켓 가격이 포함되지만 스테이크 같은 고급 음식점이나 카지노, 면세점, 스파, 주류 등의 서비스는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크루즈 고객들은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계층이 많고 여가비 지출에 관대하다보니 추가 요금 지불도 아끼지 않는 편이다. 카니발의 매출 구조를 보면 티켓 판매가 70%, 선상 매출이 30% 정도다. 인건비, 감가상각비, 유류비 등 각종 비용은 티켓 판매로 대부분 커버가 된다. 티켓 외 추가로 발생하는 선상 매출이 주요 수익원이라는 의미다.

카니발은 이 같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에도 적극적이었다. 매년 배당수익률 3~4%, 배당성향 40%대를 유지했다. 2018년에는 배당(13억7800만 달러)과 자사주 매입(14억6100만 달러)으로 총 28억3900만 달러 상당의 주주환원을 실시했는데, 당시 순이익의 90%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실적 회복되도 주가 회복되기 어려운 이유



코로나19 이후 카니발 실적. /자료=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
갑자기 닥쳐온 코로나19로 카니발은 심각한 위기에 빠진다. 크루즈 운항이 전면 중단되면서 매출은 급격히 줄었고 각종 고정비 지출로 손실은 갈수록 커졌다.

2019년 208억 달러였던 매출은 2020년 56억 달러로 4분의 1 토막이 났고, 올해는 상반기(2020년12월~2021년5월)까지 매출이 75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전성기 대비 10분의 1도 안되는 실적이다. 영업손실은 지난해 68억 달러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31억 달러를 기록 중이다.

여행만 재개되면 실적은 곧 회복될 수 있지만 문제는 주가다. 실적이 전성기 수준으로 회복된다 해도 주가는 전성기 수준에 한참 못 미칠 수 있다. 주식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카니발은 코로나19 이후 급하게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4차례에 걸쳐서 41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추가 발행했다. 덕분에 지난해 7억7500만주(가중평균 발행주식수 기준)였던 주식수는 올해 상반기 11억3200만주로 60% 급증했다.

주식수가 늘면 주식 가치는 떨어진다. 최근 가장 실적이 좋았던 2018년 기준으로 보면 순이익은 31억5200만 달러, EPS(주당순이익) 4.45달러, BPS(주당순자산) 34.5달러다.

2018년 수준으로 실적이 회복한다고 해도 EPS와 BPS는 각각 2.8달러, 21.6달러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코로나19 이전 5년(2015~2019년) 간 평균 PER(주가순이익비율) 15.5배와 평균 PBR(주가순자산비율) 1.6배를 EPS와 BPS에 각각 곱하면 적정 주가는 43.1달러, 35.5달러가 된다. 전성기 실적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주가는 전성기 대비 절반에도 못미칠 확률이 높은 것이다.

월가의 시각도 밝지 않다. 백신 접종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당장 올해 크루즈 여행을 비롯한 해외 여행이 재개되긴 어렵다는 시각이다. 올해까지는 카니발이 적자를 지속하다 내년부터 소폭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월가의 추정치로 카니발의 내년 EPS는 0.3달러, 2023년 EPS는 1.9달러다. 평균 PER 15.5배를 적용하면 2023년이 돼도 주가는 28.8달러가 적당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계속되는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과 코로나19가 풍토병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리스크 요인이다. 재무적으로는 카니발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해 10%대 안팎의 고이자 채권을 대거 발행하면서 재무 리스크도 확대된 상태다. 부채비율도 2019년 말 77.3%대에서 올해 5월말 기준 208%로 치솟았다.

카니발 예상 주가. /자료=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



코로나만 끝나 준다면…보복 소비 기대



관건은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빨리 종식되고 전세계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긍정적인 부분은 대부분 사람들이 코로나19 종식 이후 가장 하고 싶은 일로 여행을 꼽고 있다는 점이다. '보복 소비'를 기대할만한 지점이다.

카니발은 올해말까지 9개 브랜드 중 8개 브랜드의 크루즈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다. 2022년 크루즈 상품에 대한 사전예약 수요는 2019년보다 강하다는 게 카니발의 설명이다. 올해 2분기 사전예약 건수는 전분기 대비 45% 증가했다.

베이비부머의 은퇴에 따라 크루즈의 잠재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카니발의 추정에 따르면 북미 지역의 은퇴자 수는 2015년 4800만명에서 2020년 5600만명, 2030년 7300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카니발이 실적 회복 이후 주주환원 정책을 재개한다면 주식 가치도 회복될 수 있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으로 주식수를 줄이고 배당을 늘리는 등의 방법이다.

미국의 독립 리서치 회사인 잭스 투자 리서치(Zacks Investment Research)는 최근 카니발에 대한 리포트를 통해 "카니발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수익성이 높은 크루즈 회사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소규모 회사보다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2022년 상품의 예약 가격이 2019년보다 비싸게 판매되는 등 수요 회복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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