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안 오른다"…'금리상한 주담대' 또 내놨지만 여전히 시큰둥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 2021.07.15 20:01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시중은행들이 이자 상승 폭을 일정 한도로 제한하는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월상환액을 고정하는 '월상환액 고정형 주담대'를 다시 판매한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연간 또는 5년간 금리 상승 폭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제한하는 상품으로, 금리 상승기에 유리하다. 사진은 15일 서울의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2021.7.15/뉴스1

금융당국이 금리 상승폭을 제한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시큰둥하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등 급격한 금리 상승은 '앞선 걱정'인데다 당장 이자를 더 내면서까지 호응하는 소비자가 없어서다.

금융당국은 15일 금리 상승폭을 제한하거나 월 상환액을 고정하는 '금리상승 리스크 완화형 주택담보대출'을 주요 은행에 출시했다. 변동금리대출을 이용하는 경우 금리 상승폭을 연간 0.75%포인트, 5년간 2%포인트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 대출자가 연 0.15~0.2%포인트의 금리를 더해 특약처럼 가입하거나 신규로 변동금리 주담대를 받을 때 이용할 수 있다. 월상환액 고정형 상품은 금리 상승으로 이자가 증가할 경우 원금상환을 줄여 월간 원리금 상환액 총액을 유지하는 것이 내용이다. 변동금리 대비 연 0.2~0.3%포인트를 더한 수준에서 이용할 수 있다.

시중금리가 상승하면 이자 상환 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 금융당국이 선제적으로 마련한 상품이다. 하지만 급격한 금리 상승은 '기우'라는 전망이 우세해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나온다. 상품 출시 첫날 시중은행의 창구 반응도 썰렁했다. 고객 수가 가장 많은 KB국민은행에서는 하루 동안 문의가 거의 없었다. 한 영업점에서 기존 고객이 유선상으로 상품 내용을 물어본 정도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도 마찬가지다. 아파트 밀집 지역에 위치한 점포에서도 특별한 문의는 없었다.


시장에서 가파른 금리 상승 가능성을 낮게 보는 건 코로나19(COVID-19) 4차 대유행으로 불확실성이 계속돼서다.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물가도 올랐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태다. 한은 금통위도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기엔 시기상조라고 판단해 이날 연 0.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지만 조심스럽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오르더라도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리 상승폭이 연간 0.75%포인트, 5년간 2%포인트가 될 가능성은 극히 적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이 망가지는 정도로 금리가 오를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당장 이자 부담을 높이면서까지 상품에 가입할 고객을 많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2년여 전에도 비슷한 상품이 출시됐으나 수요가 거의 없어 중단됐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 아니겠느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연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코픽스 변동이 급격한 수준이 아니기에 주담대 금리 또한 가파르게 오를 수 없다"며 "주담대 시장에 충격을 줄 만한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안전장치 성격의 상품이 주는 메리트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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