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랩허브, 한국 CRO 중심 오송에 유치해야

머니투데이 강종구 한국CRO협회 대표 | 2021.07.06 10:58

[기고]강종구 한국CRO협회 대표

강종구 한국CRO협회 대표. /사진제공=한국CRO협회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임상수탁기관)는 임상시험 위탁연구기관을 의미한다. 신약 후보물질 탐색과 검증,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해 사람에 대한 적정 투약량을 산출하는 비임상 CRO와 병원에서 임상서비스를 수행하는 임상 CRO로 구분한다.

한국CRO협회는 비임상시험 수탁시험 관련 기관의 발전과 이 분야의 기술 수준 향상을 유도하고 국가 경쟁력 제고 및 관련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모도하기 위해 2008년에 설립됐다.

현재 국내 유일 생명공학 전문 국가산업단지인 오송생명과학단지에 입주해 있다. 21개 회원사가 있다. 국내 비임상 CRO 대표주자인 바이오톡스텍, 켐온, 안전성평가연구소 외 14개 기관이 있다.

비임상 CRO는 임상시험 전 동물을 사용해 안전성과 부작용을 예측하는 일련의 시험을 수행한다. 바이오 기업의 성공을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약 개발 초기부터 임상시험 전까지 시험 결과에 대한 활발한 의사소통이 신약 개발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창업 초기 기업의 경우 신물질에 대한 비임상 CRO에서 안전성 검증이 가장 힘든 죽음의 계곡이다. 축적된 노하우를 활용한 현장의 강력한 밀착 지원 서비스가 창업 초기 기업의 시간과 비용을 낮추고, 성공 확률을 높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바이오톡스텍을 운영하면서 국내 바이오 산업의 성장과 신약개발의 활성화를 뒷받침해왔다고 자부한다. 당사는 2000년 8월 충북대학 교수벤처기업으로 창업해 2007년 9월 코스닥에 상장한 충북 향토기업이다. 의약품, 백신제재, 바이오시밀러, 세포치료제 등 신물질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신약개발 핵심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2013년 벤처캐피탈 자회사 세종벤처파트너스를 설립하고 1000억원의 바이오펀드를 조성해 바이오 창업기업에 대한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창업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당사는 국내 민간 유일의 미국 FDA(식품의약국) GLP적격 승인을 받은 비임상 CRO로 매년 국내 1000여건, 해외 500여건의 비임상시험을 수행한다. 현재 코로나19(COVID-19) 백신 및 치료제 다수에 대한 비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신종플루 및 메르스 백신에 대한 비임상시험을 주도한 국내 1위 핵심 인프라 CRO 기업이다.

치료제 개발을 위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설계, 유효성 및 독성 평가 등 신속 정확한 시험 수행을 위해 전 임직원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K-BIO 랩허브 공모사업을 발표한 뒤 현재 5개 시도(충북, 경남, 대전, 인천, 전남)가 발표 평가를 앞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1년 전 대학 컨테이너박스의 열악한 환경에서 어렵게 창업한 필자는 격세지감을 느낀다.

K-BIO 랩허브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새로운 혁신 기술을 활용한 신약개발, 감염병 치료제, 백신 등 신약개발을 하고자 하는 창업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창업기업에 입주공간, 핵심기술, 연구개발을 위한 시설 및 장비 등을 제공하고,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단계, 그리고 마케팅 노하우를 비롯해 시제품 생산, 인허가, 임상 등 신약개발과 관련한 통합 서비스를 지원한다.


충북 오송은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 생태축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1997년 오송은 국가 유일 국가생명과학단지로 지정됐고, 2009년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지정, 오송 제2생명과학단지 준공에 이어 2020년 오송 제3국가생명과학단지 예타를 통과했다.

현재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를 비롯한 6대 국책기관,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등 6개의 국가메디컬시설,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충북산학융합본부,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충북바이오헬스산업혁신센터, 오송첨단임상시험센터, 충북대 의·약대, 고려대 의생명공학연구원 등이 있다. LG화학, 신풍제약, 대웅제약 등 주요 기업도 다수 접해 있어 명실공히 대한민국 신약개발 R&D(연구개발)와 혁신창업 지원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갖춘 곳이다.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 개발은 여러 전문그룹의 오케스트라와 같은 긴밀한 협업으로 성공 확률을 높이고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화이자 CEO(최고경영자)는 빠르게 백신 개발에 성공한 비결로 '파트너십으로 속도와 기술을 업그레이드' 했기 때문이라 했다.

K-BIO 랩허브는 백신 및 의약품 개발을 위한 각 단계의 전문기업 및 기관이 협업을 잘 할 수 있는 구조로 이뤄져야 한다. 오송생명과학단지는 그 자체로 신약개발의 전주기적 협업 체계가 이미 완성돼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백신 및 바이오 의약품 개발의 첫 단계인 후보물질 개발은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의 지원 사업을 통해 우수한 후보물질 도출이 가능하다. 각종 효능 검증은 충북대 약대, 수의대 및 비임상 CRO인 바이오톡스텍에서 즉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임상시험 자문 및 허가는 식품의약품약처와 긴밀한 협의 아래 신속히 진행되고, 임상시험에 필요한 각종 시료는 오송진흥재단의 생산 인프라와 LG생명과학을 비롯한 제약기업의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에서, 임상시험 및 분석은 현재 건립 중인 국가임상센터에서 바로 협업 가능하다. 각종 질병의 컨트롤타워는 질병관리청에서, 질병의 진단은 전 세계 1위 진단키트 업체로 도약한 SD바이오센서에서, 백신 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영장류 비임상 시험은 민간 유일 바이오톡스텍에서 가능한 것은 덤이다.

K-BIO 랩허브는 충북에 축적된 훌륭한 인프라와 노하우 결합을 통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국가의 2030 바이오헬스산업 혁신전략을 구체적으로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인 것이다. 오송에 생명과학 마지막 3단지까지 완성되면, 미국 보스턴 캠브리지 바이오클러스터를 뛰어넘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바이오클러스터가 될 수 있다. K-BIO를 육성하기 위해 이 보다 좋은 곳이 또 있을까?

K-BIO 랩허브 오송 유치를 통해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 생태축의 완성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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