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시장 뒤흔드는 첨단메기...'인슈어테크 스타트업' 뜬다[빅트렌드]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 2021.07.04 11:01

편집자주 | 혁신은 잔잔한 물결처럼 다가오다가 어느 순간 거대한 너울로 변해 세상을 뒤덮습니다. 경제·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를 발굴하고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분석해 미래 산업을 조망합니다.

/사진=한화생명 블로그

코로나19(COVID-19)로 산업 전반에 디지털·비대면 문화가 뿌리를 내린 가운데 금융업계 중 가장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 보험시장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보험에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첨단 ICT(정보통신기술)를 적용한 이른바 '인슈어테크(Insurtech, 보험+기술)'를 통해 기존에 없던 보험상품 개발이 가능해지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선점하려는 전통 보험사와 스타트업들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 미국에선 인슈어테크 스타트업들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하거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등 이미 상당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반면, 국내는 이제 막 태동기에 접어들면서 어떤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BM)이 흥행할지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인슈어테크 시장 연평균 10.25%씩 성장



4일 시장조사기관 퀄리킷리서치(Qualiket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인슈어테크 시장은 연평균 10.25%씩 성장해 2019년 54억8000만달러(약 6조1000억원)에서 2027년에는 118억8000만달러(약 13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투자 자체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상반기 동안 인슈어테크에 약 22억달러(약 2조5000억원)가 투자됐고, 이는 2017~2018년 연간 투자금액과 맞먹는 실적이라고 딜로이트 컨설팅은 분석했다.

미국 인슈어테크 선두기업으로 평가받는 '레모네이드(Lemonade)'는 2015년 설립 후 5년 만인 지난해 7월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마감 때의 주가가 2배로 뛰는 '따상'을 기록했다.

레모네이드는 AI 기반 온라인 보험사로 주택 소유자와 임차인을 위한 보험이 주력상품이다. AI와 빅데이터, 머신러닝 기술 등을 활용해 서류 작업 없이 앱으로 90초면 보험가입이 완료되고 피해 보상도 3분 만에 이뤄지는 높은 편의성으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를 사로잡았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이 임원들에게 '레모네이드를 벤치마킹하라'고 주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 사장은 레모네이드가 가입자들의 잔여 보험금을 원하는 자선단체에 기부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 기여 측면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스닥 상장 등 뭉칫돈 몰리는 美인슈어테크 스타트업



미국 '메트로마일(Metromile)'은 자동차 보험 분야 인슈어테크 기업이다.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일괄적인 보험료를 산정하는 기존 자동차 보험과 달리 마일당 요금제를 도입해 개개인의 운전 습관에 맞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보험을 제공한다.

앱을 통해 17일 동안 운전 습관과 운전 거리 정보 등을 수집·분석해 정확한 보험 견적을 내준다. 이를 통해 보험료를 약 47%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메트로마일은 누적 2억9000만달러(약 328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지난 2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미국 '베스토우(Bestow)'는 온라인으로 손쉽게 가입할 수 있는 생명보험 상품을 판매한다. 사회보장번호, 과거 병력, 라이프 스타일 등 간단한 정보만 입력하면 바로 가입 가능 여부와 예상 보험료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20~30대 젊은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2016년 설립 이후 5년 동안 누적 1억3000만달러(약 1472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지난해 한 해에만 1억2000만달러(약 1359억원)의 시리즈B·C 투자를 연달아 유치하며 인슈어테크 분야의 신성 기업으로 떠올랐다.


개화기 국내 시장…'미니보험' 등 다양한 상품 선봬



/사진=금융감독원
국내 인슈어테크 스타트업들은 아직 미국만큼 뜨고 있진 못하다. 전통적인 대형 보험사들의 영향력이 여전히 막강해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이들과 협업 또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하는 형태로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굿리치는 국내 최대 인슈어테크 플랫폼이다. 보험진단 서비스를 통해 △생활비 △병원비 △심각한 질병 등 위험 상황을 3가지 항목으로 구분한 뒤 상황별로 보장이 적절한지 점검한 뒤 부족한 보장을 채우는 맞춤형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보맵도 가입한 보험을 분석하고 부족한 보장을 채울 수 있는 '보장핏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연령·부양가족 등 개인정보를 참고해 부족한 보장을 확인하고 소비자에게 맞춤형 보험을 추천한다. 건강분석 리포트를 통해 필요한 보장만 담은 보험을 구매할 수 있다. 이외에도 청구 과정이 간소화된 '실손보험금 간편청구 서비스'와 지방자치단체 보험을 간편하게 찾아주는 '우리동네보험' 등의 편의기능도 제공한다.

오픈플랜은 기존 연단위 과금이 아닌 일단위·시간단위, 장소와 환경까지 세분화한 미니보험 플랫폼인 '토글 하루보험'을 서비스 중이다. △골프 △캠핑 △낚시 △등산 △운전자 △귀가안심 △반려견 △사이버안심(사기·금융범죄) 등 생활밀착형 보험을 선택할 수 있다.

웰그램은 국내 최초로 빅데이터 기반 보험비교 플랫폼 '누잘'을 선보였다. 성별과 생년월일을 입력하면 보험사들이 판매 중인 실손의료, 암, 상해, 질병 등 22개의 보험 분류별 세부 약관들을 AI가 비교·분석한 뒤 맞춤 상품을 추천해준다.

벤처캐피탈(VC) 업계 관계자는 "보험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이제 막 시작한 단계로 인슈어테크 분야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앞으로도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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