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째 사경헤매는 허블 망원경...되살아날까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 2021.07.01 12:09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이 공동 운영중인 허블 우주망원경. /사진=NASA


허블 우주망원경의 관측 중단 상태가 보름을 넘기고 있다. 뚜렷한 작동 중단 원인을 찾지 못 한 가운데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결함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되는 장비들을 백업장비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나사는 1일 "허블 망원경에 탑재된 컴퓨터 복원을 진행중이며, 메인 컴퓨터에 있는 SI C&DH(과학장비 명령 및 데이터 관리) 장치 부품인 CU/SDF(명령 유닛/과학데이터포맷터) 또는 전력조절기가 문제의 원인일 수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허블 망원경은 지난달 13일 메인 컴퓨터 에서 이상 현상이 발생하면서 우주관측 임무가 중단된 상태다. 나사는 백업 컴퓨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백업 컴퓨터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나사는 컴퓨터 주변 하드웨어의 문제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CU/SDF 또는 전력조절기를 백업장비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절차를 확인중이다.

나사는 CU/SDF와 전력조절기를 백업장비로 전환할 경우 다른 하드웨어 장비들의 연결 상태를 재정비해야 하기 때문에 지난번 백업 컴퓨터 작동 때보다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한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계수명 넘겨 31년째 우주관측…소프트웨어 오류 긴급 복구 등 이상 징후 잦아져


1999년 허블 망원경이 촬영한 나선은하 NGC 4603은 천문학자들이 우주의 팽창 속도를 계산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사진= NASA

1990년 4월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를 타고 우주로 올라간 허블 망원경은 태양계 외 행성과 우주 암흑물질, 블랙홀 등을 관찰하며 등 인간이 우주를 이해하는 눈 역할을 해왔다. 설계수명인 15년을 한참 지난 지금까지 31년째 우주관측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망원경 수리는 2009년을 마지막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일시적인 소프트웨어 오류로 작동이 중단됐다가 4일 만에 긴급복구되는 일도 있었다. 임무수행 기간이 길어지면서, 허블 망원경의 기능이상이 잦아지고 있다.

허블 망원경은 인류가 우주의 나이를 추정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천문학자들은 허블 망원경이 보내온 관측 자료를 통해 우주팽창속도(허블상수)를 규명하고, 우주의 나이를 138억년으로 추정해냈다.

기존 이론과 달리 우주 팽창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으며, 은하들의 중심핵에 블랙홀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허블 망원경은 31년간 150만개의 관측 자료를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 발표된 논문만 2만편에 달한다.

나사는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과 함께 허블 망원경의 뒤를 이을 차세대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발사를 준비중이다. 가시광선을 주로 관찰했던 허블과 달리 파장이 더 긴 적외선 관찰에 특화돼있어 이전에 비해 더 멀고, 깊은 우주를 들여다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사는 허블 망원경과 제임스웹을 동시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번 허블 망원경 작동 중단 조치 결과에 따라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제임스웹은 당초 오는 10월 31일에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추가 준비 작업 등을 이유로 일정이 연기된 상태다.

나사와 유럽우주국, 캐나다우주국이 함께 개발중인 차세대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사진=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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