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재팬" 韓소부장 매출 20%↑...불화폴리이미드 日수입 '0'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 2021.07.01 09:13
(대전=뉴스1) 주기철 기자 = 6일 대전 서구 한 안경점 앞에 일본제품 불매운동 참여를 독려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일본이 지난 2일 한국을 수출절차 간소화 우대국 명단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등 사실상의 경제보복 조치가 내려지자 대전 지역에서도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2019.8/6/뉴스1
일본의 일방적 수출규제에 대응해 시작됐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경쟁력 강화대책 시행 2년만에 100대 핵심품목의 일본 의존도 감소세가 3배 빨라졌다. 특히 일본이 한국의 급소로 지목해 공격했던 반도체 소재 3대품목 중 불화폴리이미드의 경우 일본산 수입이 사실상 '0'까지 떨어졌을 정도다. 되려 국내 소부장 기업의 매출이 약 20.1% 증가하는 등 일본의 수출규제가 국내 소부장 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2년을 계기로 발표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2년 성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2019년 7월,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한 직후 국민과 기업, 정부는 주력산업의 공급망 안정화와 소부장 경쟁력강화를 위해 힘써왔다. 소부장 기업들은 설비 신·증설과 핵심기술의 국산화에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수요 대기업들도 수입처 다변화와 재고 확대 등 공급망 안정화에 기민하게 대응했다.

같은 해 8월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강화대책'을 발표했다. 대일 100대 품목 중심의 공급안정화 방안과 소부장 전반에 걸친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을 준비했다. 2조1000억원 규모의 소부장 특별회계 신설을 비롯해 20년만에 소부장 특별법 전면개정, 정책 컨트롤타워인 소부장 경쟁력강화위원회 가동, 기업애로해소 창구인 수급대응 지원센터 운영 등 정책 대응이 신속히 이뤄졌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COVID-19)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소재부품장비 2.0전략' 수립하고 공급망 핵심품목을 확대하고, 소부장 으뜸기업·특화단지 육성 등 기존대책을 더욱 세밀하게 다듬었다.

이같은 대응은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본으로부터 수입액이 6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 불화수소를 비롯해 대체소재(UTG) 채택한 불화폴리이미드는 일본 수입액이 사실상 0으로 전환되는 등 특정 국가 의존에서 탈피했다. 또 100대 핵심품목에 대한 대일 의존도(HS코드 기준)가 31.4%에서 24.9%로 약 6.5%p(포인트) 감소했다.

100대 핵심품목에 대한 대일 의존도는 그간 계속 감소해 왔으나, 2019년을 기점으로 감소 추세가 약 3배 빨라졌다. 소부장 산업 전체에 대한 대일의존도도 16.8%에서 15.9%로 0.9%p 줄었고, 중국에 대한 수입비중도 3.1%p 감소해 공급망도 다변화된 모습이다.

소부장 생태계의 질적 성장도 이뤄냈다. 이른바 연대와 협력이 소부장 생태계의 근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수요 대기업은 그간 개방하지 않던 실제 생산라인을 소부장 기업에 개방해 신규 기술을 검증받을 수 있도록 돕고, 시험을 통과한 기술을 과감히 최종 제품에 적용했다. 실제로 2019년 7월 이후 국내 소부장 기업이 개발한 기술에 대해 최소 239건의 직·간접 매출발생, 수요기업 인증 119건 등 성과를 나타냈다. 수요-공급기업이 함께 참여한 정부 R&D 과제사업을 통해서는 매출 3306억원, 투자 4451억원, 고용 3291명, 특허출원 1280건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그동안 막대한 투자와 장기간이 소요돼 소부장 산업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중소·중견기업의 사업 여건도 좋아졌다. 통상 기술개발·사업화에 6년(R&D 3년, 사업화 3년)이 소요됐지만 소부장 정부 R&D 과제를 통해 2019년 관련 추가경정예산 투입 이후 18개월 만에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속도가 빨라졌다. 기술개발부터 양산까지 이어지는 전주기적 지원을 통해 기업당 최대 22억4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지원체계도 구축했다.

소부장 기업 투자를 주목적으로 하는 소부장 정책펀드 조성 금액은 지난달 기준 1조원을 돌파했다. 펀드 조성 약 1년반 만에 일본 수출규제 전 20년간 소부장 정책펀드를 모두 합친 것의 2배 가까운 규모다. 소부장산업의 미래 성장가능성과 기술력, 경쟁력에 대한 금융시장의 평가가 반영된 결과라는 게 산업부의 해석이다. 정부는 올해 6000억원 이상의 추가 펀드를 조성해 우수 소부장 기업이 자금애로를 겪지 않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소부장 중소·중견기업도 견실해 졌다. 올 1분기 기준 소부장 상장기업의 총 매출액은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1% 증가했다. 상장기업 전체 평균 매출액 증가율인 12.7%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소부장 기업의 수출도 일본 수출규제와 코로나 충격을 벗어나 호조를 보이면서 소부장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전산업 대비 2.69배 수준으로 경제 회복을 주도했다.

덕분에 소부장 중소·중견기업의 가치가 상승하며 2년만에 '소부장 으뜸기업'은 101.8%, '소부장 강소기업'은 124.9% 시가총액이 상승했다. 이는 상장기업 전체 평균인 63.1%을 두배 가까이 상회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소부장 중소·중견기업도 기존 13개에서 31개로 늘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지난 2년간 위기 극복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글로벌 공급망을 주도하면서 세계를 선도하는 첨단산업 강국으로의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시엄마 버린 선우은숙, 남편도 불륜남 만들어"…전 시누이 폭로
  2. 2 '수학 스타 강사' 삽자루 별세…향년 59세
  3. 3 세무조사 받은 일타강사 현우진 "연봉 200억, 60% 세금 냈는데"
  4. 4 선우은숙, '친언니 추행' 유영재에 청구한 위자료 액수…무슨 의미
  5. 5 "의사 매년 3000명씩 늘리자" 제안한 곳, 알고 보니 종합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