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부에 수익 1%"…몰로코 러브의 배경은

머니투데이 레드우드시티(미국)=이학렬 특파원 | 2021.07.03 05:45

[실리콘밸리 인터뷰]안익진 몰로코 대표

안익진 몰로코 대표 / 사진=이학렬 특파원
미국 실리콘밸리 레드우드시티에 있는 몰로코 본사에서 만난 안익진 대표는 회사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몰로코의 사회공헌 활동을 뜻하는 '몰로코 러브'였다. 몰로코는 지난해부터 코로나 펜데믹으로 어려워진 지역 식당에서 음식을 사서 지역 병원 의료진에 전달하고 있다. 한국에선 아동 보육 시설에 컴퓨터를 기부했다.

안 대표는 "작은 스타트업이지만 사회적 기부가 필요하다고 보고 수익의 1%를 소셜 임팩트 프로젝트에 쓰고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몰로코 창업 이전부터 사회적 가치에 관심이 많았다. 안 대표는 2013년 구글에서 나와 몰로코를 창업했다. 당시 안 대표는 안드로이드팀에서 일했는데 좋은 애플리케이션을 가진 회사들이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이미 유튜브가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 안 대표는 답도 알고 있었다. 광고 관련 기술을 제공하면 좋은 앱들도 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광고 관련 기술은 구글 내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기술로 함부러 외부에 공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에 '물고기'가 아닌 '낚시하는 방법'을 알려줄 순 없는 일이었다.

안 대표는 "구글이 유튜브를 살지언정 유튜브에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줄 순 없다"며 "구글을 나가서 (많은 이들에게) 광고 관련 머신러닝 기술을 주고자 창업했다"고 밝혔다.

좋은 앱들이 수익을 거두지 못하면 모바일 생태계에도 좋지 않다.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빅테크에 인수되는 것 말고는 생존방법이 없어서다. 안 대표는 "(누군가) 광고툴을 제공하지 않으면 (모바일 회사는) 인스타그램처럼 페이스북에 팔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안드로이드팀 이전에 일했던 유튜브팀에서 개발한 추천동영상도 '기회의 평등'과 관련이 깊다. 머신러닝이 추천한 동영상에는 유명한 동영상만 있는 게 아니라 조회수가 적은 동영상도 있다. 안 대표는 "추천동영상은 조회수가 적은 유튜버들이 더 혜택을 받는 것"이라며 "이걸 가능하게 하는 게 머신러닝"이라고 밝혔다.


몰로코는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는 광고주들에게 구글과 페이스북 수준의 최적화된 광고를 제공한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아닌 몰로코에 광고를 요청해도 글로벌 진출을 노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장점으로 고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틱톡은 몰로코가 광고주 요청을 받아서 광고를 집행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고객이기도 하다.

효과를 보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매출도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에는 5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안 대표는 설명한다. 안 대표는 "세계 디지털 광고 시장이 연간 500조원이라고 하는데 올해 5000억원을 해도 0.1%에 불과하다"며 "기술과 노력에 따라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몰로코는 지난 4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와 신한GIB에서 추가 투자를 받으면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회사)으로 인정받았다.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한국인 스타트업에서는 센드버드에 이어 2번째다.

안 대표는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창업 환경이 예전보다 좋아졌다"며 "그럼에도 실리콘밸리는 새로운 걸 좋아하고 글로벌 진출하는데 분명히 장점이 있다"고 했다.

특히 안 대표는 펜데믹 이후 '기술'의 중요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봤다. 실리콘밸리도 변할 것이지만 입지가 좁아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안 대표는 "펜데믹에도 일상을 유지시켜 준 게 기술"이라며 "기술의 힘이 커질수록 혁신이 이뤄지는 곳의 중요도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술에 자신이 있으면 창업하라"며 "창업 환경은 더욱 더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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