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100주년" 中은 축제 분위기…공산당, 왜 안 무너질까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황시영 기자, 윤세미 기자 | 2021.07.01 05:30

[MT리포트]중국의 100년 (종합)

편집자주 | 영향력을 키워가는 중국은 여전히 1당 체제를 유지하는 나라다. 이런 중국의 공산당이 7월 1일 창당 100년을 맞는다. 중국의 현주소와 앞으로 세계 속 어떤 자리에 있을지 짚어본다.



공산당 100년 환영하는 중국인들…中은 어디로 가나?


28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한 사람이 중국공산당 제1차 전국대표대회 기념관을 사진 찍고 있다. /사진=AFP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인 7월 1일(오늘)을 앞둔 중국은 온통 축제 분위기다. 거리마다 빨간 오성홍기와 창당 100주년을 기념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공산당 100주년 창당 기념일과 더불어 장기집권 체제를 구축한 시진핑 주석에 대한 홍보도 뜨겁다. 후진타오 전 주석 시절에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시주석 개인에 대한 우상화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아닌 시진핑 총서기라는 표현이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중국은 공산당이 국가를 통치하는 당국가(party-state)이며 총서기가 9200만 당원을 가진 중국 공산당의 당수다. 중국 공산당 당원 수만 독일 전체 인구(8400만명)보다 많다.

시주석과 중국 공산당이 줄곧 강조하는 건 인민(人民)이다. 지난 6월 시진핑 주석은 "올해는 중국 공산당이 창당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우리 당이 발전해서 장대해지는 건 쉽지 않았으며, 정권을 빼앗는 것도 쉽지 않았으며, 신중국을 건설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 국민들이 진심으로 중국 공산당을 지지하는 건 공산당이 전심을 다해서 인민을 위해 봉사하고 각 민족의 행복을 도모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경제력의 변화를 보면 이는 일정 부분 맞기도 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도광양회'에서 '대국굴기'로 전환한 중국

국제사회에서의 중국의 변화를 대표하는 몇 가지 용어가 있다. 바로 '도광양회'와 '유소작위', '화평굴기'와 '대국굴기'다.

'도광양회'는 자신의 재능이나 명성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린다는 뜻으로, 1970년대 후반 개혁개방에 나선 이후 덩샤오핑(1904~1997)이 주창했다. 당시의 중국은 국제무대에서 본격적인 존재감을 드러낼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력이 생길 때까지 강대국들의 눈치를 살피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1989년 미국 대비 중국의 GDP 비중은 6.1%에 불과했으며 미국과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덩샤오핑은 "적어도 50년 이상 이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중국의 경제발전은 그의 생각보다도 짧은 기간에 진행됐다. 도광양회는 3세대 지도부인 장쩌민 시대까지는 지속되지만 4세대 지도부 후진타오 정부에서 변화를 모색한다.

2001년 WTO에 가입할 때, 중국 GDP는 미국 GDP의 12.7%였다. 2003년 국가주석에 취임한 후진타오는 '유소작위'를 표방했다. 어떤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자신의 뜻을 관철시킨다는 뜻이다. '평화롭게 우뚝 선다'는 의미의 '화평굴기'도 내세웠다. 중국이 정치·경제는 물론 외교 노선에서 독자적 행보를 모색하되 평화적으로 하겠다는 의미였다.

후진타오 주석이 집권한 10년(2003~2012년) 동안 중국 경제는 눈부시게 성장했다.

여기엔 미국의 공로도 컸다. 미국은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 시장경제에 편입됨과 더불어 정치적으로도 변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중국의 WTO 가입을 적극 지원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는 미국의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성장하며 미국의 절반 수준을 넘어섰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변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미국의 기대와는 정반대로 변했다.


◇시진핑과 '두 개의 100년'이라는 목표

2013년 시진핑 주석이 취임하면서 중국은 본격적인 대국굴기(대국으로 우뚝 섬) 노선을 채택했다. 2012년 중국의 미국 대비 GDP 비중이 52.7%에 달할 만큼 중국 경제가 성장한 영향이 컸다. WTO 가입 이후 10년 동안 비축한 힘이 시진핑의 '대국굴기'의 바탕이 된 것이다.

지금 중국은 '두 개의 100년'이라는 목표를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년까지 의식주 걱정 없이 풍족한 삶을 누리는 '샤오캉(小康)' 사회를 건설하고 신중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겠다는 게 '두 개의 100년' 목표다.

즉 2049년까지 미국과 맞먹는 초강대국으로 성장해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달성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다. 이게 바로 시진핑이 내세우는 '중국몽(中國夢)'이다.

지금까지 중국 경제의 성장속도를 보면 불가능한 목표도 아니다. 중국은 2007년 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더니 2010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 자리를 꿰찼다. 2020년 중국 GDP는 약 14조7000억 달러를 기록하며 미국 GDP(약 20조9300억 달러)의 70.2%에 달할 만큼 미국을 바짝 뒤쫓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인 경제경영연구소(CEBR)는 2028년 중국 경제규모가 미국을 초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부상이라는 거대한 추세가 우리에게 주는 숙제는 거대 제국으로 부상하는 중국과 어떻게 공존할지, 그리고 어떻게 대처할지다.



중국 '공산당 1당 체제'는 왜 무너지지 않나?


/사진=AFP

중국 공산당이 오는 7월 1일 창당 100년을 맞이한다. 1921년 7월 중국 상하이에서 13명의 대표와 53명의 당원으로 출발한 공산당은 100년이 지난 현재 약 9200만명의 당원을 가진 세계 최대 집권 정당으로 거듭났다. 서구식 민주주의 개혁으로 중국 공산당 일당 독재가 무너질 것이라는 중국 붕괴설을 비웃듯 공산당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공고히 하면서 강력한 리더십을 이어가고 있다. 당원이 인구 6.5%에 불과한 공산당이 14억 인구를 일당체제 아래 이끌어갈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가질 수 있고, 먹고 살 수 있게 됐다"

첫 번째 비결로는 경제 정책에서의 실용주의가 꼽힌다. 중국은 정치적으로 사회주의를 주창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그 대척점에 있는 것으로 여겨지던 자본주의를 받아들였다. 본격적인 시작은 1978년부터다. '개혁·개방 총설계사' 덩샤오핑 주도로 중국 특색 사회주의 시장경제 건설이 시작됐다. 상당수의 국영 기업이 문을 닫았고 주택 사유화가 시행됐으며 투자 물결이 일었다.

결과는 괄목할 만했다. 당시 1495억달러에 불과하던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14조7200억달러를 기록,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 GDP의 70%를 넘었다. 2028년엔 중국 경제 규모가 미국을 초월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도 성장 아래 극빈곤층은 사라지고 부자는 급증했다. 중국 관영 CGTN에 따르면 1978년 이후 7억7000만명이 빈곤에서 벗어나 세계 빈곤 감소의 70%를 기여했다. 또 2019년 말 기준으로 중국은 자산이 100만달러 이상인 부자를 580만명, 자산이 5000억달러 이상은 부호를 2만1100명 보유해 미국에 이어 부자 수로 2위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국가가 약속한 고도 성장을 바탕으로 일반 국민들의 생활 수준이 극적으로 개선되니 일당독재도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한편으로 공산당은 경제 발전을 저해하고 사회 불만을 키울 수 있는 부패에 대해선 엄중 대응했다. 올해 초엔 자택에 3톤(t)에 이르는 현금을 쌓아둔 것이 발각되는 등 공산당 정부 수립 후 최악의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화룽자산그룹의 라이 샤오민 전 회장이 사형 선고 후 한달도 안돼 사형이 집행되기도 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2013년부터 부패 척결을 내세우며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고 것도 체제 안정의 맥락으로 읽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AP통신 사진기자 제프 와이드너가 찍은 사진으로, 지난 1989년 6월5일 중국 베이징(北京) 중심가 창안제(長安街)에서 한 남성이 맨몸으로 중국군 탱크들을 막아섰던 모습. /사진=뉴시스

◇정치적으로 길 벗어나선 안돼

하지만 위의 특징으로만 공산당 일당독재가 이어지는 것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또 다른 비결은 단속과 통제에서 찾을 수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공산당이 체제에 반하는 세력을 강경 억압하면서 권력을 유지해왔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게 1989년 4월 벌어진 '틴안먼 사태'다. 학생과 노동자들이 베이징 텐안먼 광장에서 개혁과 민주화를 요구했지만 당국은 탱크과 장갑차를 동원해 무력으로 시위대를 진압했다. 이후 공산당은 이런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통제 고삐를 조였고 외세에 짓밟힌 수모의 역사를 교육해 민족주의와 애국주의를 고취시키면서 공산당 지지를 강화했다. 관영 언론은 공산당의 나팔수가 되어 일당 체제를 홍보하며 이를 더욱 공고히 했다.

공산당의 강력한 통제는 온라인 공간에서도 진행 중이다. 이른바 '만리방화벽'으로 알려진 인터넷 감시·검열 시스템을 통해 외부의 목소리를 차단한다. 웨이보나 위챗 같은 중국 소셜미디어에 공산당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면 즉각 삭제된다. 얼굴 인식 같은 첨단 감시 기술까지 동원해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때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추앙받던 기업인도 단속에서 예외는 아니다. 중국 정부의 관행에 쓴소리를 냈던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는 당국의 눈 밖에 나면서 자취를 감추다시피 한 상태다. 최근 중국 정부가 기술 공룡들에 대한 단속 고삐는 죄는 것 역시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커지는 민간 기업들을 공산당 권력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싱가포르 소재 하인리히재단의 알렉프 카프리 연구원은 "공산당이 통제 못할 것은 없다"면서 "어떤 식으로건 궤도를 이탈하는 것으로 보인다면 빠르게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공산당의 이 같은 통치 방식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다. 성장 위주 정책과 맞물린 빈부격차 확대, 단속과 억압으로 누적된 불만이 체제를 뒤흔드는 불안의 씨앗이 될 수 있어서다. 서방과의 끊임없는 충돌 속에 공산당이 가진 경쟁력의 한계가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국제기구는 여전히 자유 민주주의 서방 세계가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을 최대 적으로 꼽는 미국을 중심으로 대중 견제도 심화하는 추세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통해 세계 패권을 장악하겠다는 '중국몽'도 불확실해질 수밖에 없다.

시 주석의 권력 강화와 장기 집권이 체제 불안정을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는 "당내 파벌 싸움 등 내부 갈등이 수십년 만에 가장 불안한 상황"이라면서 "시 주석의 후계 구도가 정해지지 않아 지도 체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짚었다.




"위협"인데 버리기는 어려운 존재, 서방세계에 中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4월 28일(현지시간) 워싱턴의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는 미국 등 서방세계에 중국은 최대의 '적'이자 '악'이다.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 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했다. 미국 국무부는 중국을 '최대의 지정학적 위험'으로 간주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내세우며, 미·중갈등을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의 싸움'으로 프레임화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독불장군식으로 행동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 아시아 등 동맹국들을 껴안으며 노련하게 중국에 대한 포위망을 좁히는 모습이다.

◇미국, 2006년부터 중국을 최대 라이벌로 지목

지난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에서 (왼쪽부터)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 조란 밀라노비치 크로아티아 대통령,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AFP

미국은 중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서기 4년 전인 2006년부터 '주요 2개국(G2)'이라는 용어를 내놓으며 중국을 최대 라이벌로 지목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2017년 '2035년 선진국, 2050년 최강국'이라는 중국몽(夢) 로드맵을 세우자 미국의 견제는 더 거세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지난 4월 28일(현지시간)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중국 견제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중국과 다른 나라들이 빠르게 우리를 추격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미래의 제품과 기술(반도체, 배터리, 생명공학 등)을 개발하고 지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3월 외교정책 연설에서 북한과 러시아보다도 중국이 '최대의 지정학적 시험'이라며 대중국 강경론을 밝혔다. 그는 "중국은 안정적이고 개방된 국제질서에 심각하게 도전할 경제적, 외교적, 군사적, 기술적 힘을 가진 유일한 국가"라며 "경쟁해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고, 협력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며, 적대적이어야 한다면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남서부 콘월의 카비스베이에서 막을 올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참가국 정상들이 단체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FP

◇'굴기'와 '일대일로'에 대응하라

미국은 최근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기술 굴기(떨쳐 일어섬)를 저지하기 위해 함께 무역기술위원회(TTC)를 신설하기로 했다. 또 G7(주요 7개국)은 지난 11∼13일 영국 콘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 대만 및 홍콩 민주주의 위협, 동·남중국해 문제 등을 거론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과 견제를 강화한 바 있다. 중국의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에 대응해 개발도상국 기반시설을 지원하는 글로벌 인프라 펀드인 '더 나은 세계재건'(B3W)' 프로젝트도 추진키로 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의 목적도 중국 견제에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중국의 반도체 개발을 견제하며 자국 내 반도체 개발 및 한국, 대만 등 앞선 기술을 가진 동맹국들과의 연대를 통해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 등 4대 핵심 품목의 공급망을 재검점하라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우리의 이익과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나라에 (공급망을) 의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가 추진중인 2000억달러(약 223조원) 규모 '2021 미국 혁신 및 경쟁법'의 가장 큰 부분은 '끝없는 국경법'인데, 이 역시 기술·과학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것이다.


◇경제만 놓고 보면 중국은…

유럽 국가들은 최근 민주주의, 인권 등에서 중국에 비판적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은 이들에게 중요한 경제적·전략적 협력 대상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중국을 지정학적 경쟁자로 간주하고 갈등해온 미국과 EU(유럽연합)의 인식에는 온도 차가 있다.

연일 계속되는 서방세계의 압박에도 중국이 완전히 코너에 몰렸다고 단정하기는 힘든 이유다. 거친 외교적 언어를 동원해 중국을 공격하는 나라들도 경제 분야에서는 중국과 거리두기를 망설이는 모습이다.

많은 나라들이 중국을 정치적으로는 공격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단절하지 못하는 가장 큰 두 가지 이유는 '메이드 인 차이나' 영향력과 14억 명에 달하는 거대한 내수시장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나토 성명이 중국을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과장돼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많은 문제에 있어서 우리의 라이벌이지만 동시에 많은 측면에서 우리의 파트너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G7은 중국과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 무역, 기술개발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길 원한다"며 "확실히 말하지만 G7은 반중 클럽이 아니다"라고 했다.

미국 역시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무역 규모가 크게 늘어나는 등 오히려 가까워진 모습이다. 지난 6월 중국 해관총서(관세청)가 발표한 각 지역별 무역 통계를 보면 올해 1~5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규모는 2796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2.3% 증가했다.



"왜 중국 이야기는 외국에서 안 먹히지?" 中의 고민


중국 공산당 100년 평가 학술대회 /사진=줌 회의영상 캡쳐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중국에서는 기념일 준비가 한창이다. 이웃나라인 중국에서 발생하는 변화는 우리나라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마침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중국공산당 100년, 중국은 무엇을 이루었고 어디로 가는가?"라는 주제로 지난 29일 인천대에서 중국공산당 100년 특별 춘계학술대회가 열렸다.

현대중국학회, 인천대 중국학술원, 동서대 중국연구센터가 공동 주최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두 개의 백년'에 대한 시진핑 시대의 의미와 비판적 평가 △중국 문명의 재'보편화' 방향과 가능성 △중국의 '달성된' 소강사회에 대한 평가와 전망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가지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주제는 중국 정치 연구의 권위자인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대표 발표한 '두 개의 백년'에 대한 시진핑 시대의 의미와 비판적 평가였다.



중국인은 왜 시진핑 정부를 지지하나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사진=줌 회의영상 캡쳐
조영남 교수는 시진핑 정부가 크게 4가지 측면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에 중국 국민이 시진핑 정부를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는 부패문제의 개선이다. 시진핑 주석이 취임 후 추진한 반부패 정책에 의해 중국 국민이 공산당에 대한 신뢰를 회복했으며 당원들도 지도부와 시 주석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국민의 절대빈곤을 해결해, '샤오캉(小康)사회'를 건설하겠다는 공산당의 목표가 기본적으로 달성된 점이다. 지난 2월 중국 공산당은 샤오캉 사회 달성을 공식 선언하고 이제 중국에는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절대 빈곤자가 없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세 번째는 코로나19의 극복이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대재앙으로 몰아넣었지만 중국은 지난해 3월말부터 코로나19를 통제하는 데 성공하면서 다른 국가보다 빠르게 생산활동을 재개했다.

마지막은 전면적인 군사개혁이다. 2015년 말부터 시진핑 정부는 인민해방군 30만 감축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군사개혁을 추진했다. 2001년 장쩌민 정부도 군사 개혁을 추진했지만 인민해방군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해 포기했는데, 시진핑 정부는 과감한 군사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조영남 교수는 시진핑 정부의 군사개혁을 높이 평가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AFP

◇내년 10월 제 20차 당대회 후 대미정책 바뀔 수 있다

조영남 교수의 주장에 대한 반론도 나왔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격차의 문제가 공산당 통치에 대한 정당성을 허물고 있지 않은지 물었다. 또한 중국이 샤오캉 사회를 선전했지만 아래층으로 내려갈수록 공산당에 대한 불신이 커진다는 의견도 개진했다. 이에 대해 조영남 교수는 절대 빈곤층이 감소하고 있는 등 체제에 위협을 줄 정도는 아니며 수치상으로는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도 개선 중이라고 답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시진핑 장기집권에 대한 논의였다. 조영남 교수는 시진핑은 시진핑 사상을 만들 때부터 장기집권·1인집권 욕구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권력은 속성상 오래가려고 하고, 집권하려고 하며,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내년 10월 개최되는 중국공산당 제20차 당대회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중국은 5년마다 당대회를 개최해, 차기 5년을 책임질 지도부를 결정한다. 조영남 교수는 제20차 당대회의 포인트는 당주석제 부활여부와 공산당 총서기의 최종 결정권 보장 여부라며 이는 엘리트층의 합의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은 미·중관계에 대한 전망이다. 조영남 교수는 중국도 미국보다 힘이 약하다는 걸 알고 있으며 내년 10월 제20차 당대회가 끝나고 나면 대미정책이 바뀔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최근 중국 최고 지도부의 집단학습 주제가 '중국의 이야기가 왜 외국에서 안 먹히는지'였다며 지도부도 외국의 대중반감을 어떻게 줄일지 고민 중이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반격 나선 유영재, 전관 변호사 선임…선우은숙 측 "상상도 못해"
  2. 2 "의대 증원 반대" 100일 넘게 보이콧 하다…'의사 철옹성'에 금갔다
  3. 3 김호중 구치소 식단 어떻길래…"군대보다 잘 나오네" 부글부글
  4. 4 김호중 앨범 75억어치 보내놓고…"100억 기부했으니 봐달라" 논란
  5. 5 "강형욱, 아버지 장례식까지 찾아와…" 옛 직원, 얼굴 공개하며 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