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니켈'이 대세된다···원자재 확보 열올리는 K-배터리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21.07.01 05:45

한 번 충전으로 더 멀리 갈 수 있게 해주는 '하이니켈(High nickel)' 배터리 비중이 점차 더 커질 것인 가운데 관련 원자재 확보를 위한 국내 배터리 업계 노력도 가열차다. 누가 더 안정적으로 원자재를 확보할 수 있는지가 향후 경쟁력을 결정지을 중요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30일 2차 전지 등에 대한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 가운데서 니켈 비율 80% 이상인 '하이니켈' 양극재 비중은 2020년 8.4%에서 2030년 34.8%로 4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양극재는 리튬이온 배터리 에너지원으로 배터리 성능이나 안전성 등에 영향을 주는 중요 소재다.

국내는 전기차 배터리의 양극재로 NCM, 즉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 중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져 한 번 충전시 주행거리가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단 에너지 밀도가 높아질 때 안전성도 담보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하이니켈을 구현하는 게 기술력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양극재 중 비중이 제일 높은 구성은 니켈 함량이 50~60% 수준인 '미드니켈'로 약 44.1%를 차지한다. 이 비중은 2030년이 되면 13.6%로 줄어들 전망이다.

NCM 양극재에서 망간 대신 알루미늄을 쓴 NCA 양극재 비중도 2020~2030년 11.2%에서 24.8%로 늘어날 전망이다. NCA도 에너지 용량과 출력에서 강점을 지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NCA 양극재를 만드는 대표 업체다.

한 번 충전으로 더 오랜 거리를 달릴 수 있는 하이니켈 양극재 배터리에 대한 전기차 업체의 수요는 강하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포드 전기 픽업드럭 'F-150'에 니켈 함량을 90%까지 올린 이른바 NCM 구반반(9½½) 배터리 초도물량을 납품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는 최대 700km 주행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인터배터리 2021' 행사에서 2025년 니켈 94%의 NCM 배터리도 개발을 완료할 것이란 예고했다.

/그림=SNE리서치

삼성SDI도 하반기 니켈 비중 88%의 하이니켈 기술이 적용된 Gen.5 배터리를 BMW 5세대 전기차에 탑재할 예정이다. 이는 1회 충전에 6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하이니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수록 관련 원자재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관련 원자재로 수산화리튬(LiOH)이 대표적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에는 탄산리튬 또는 수산화리튬이 원자재로 쓰이는데 고용량의 하이니켈 배터리일수록 공정상 수산화리튬이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니켈 비중이 80% 이상인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에는 대부분 수산화리튬이 쓰인다.

이날 SNE리서치가 인용한 '벤치마크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중국 수산화리튬 가격은 2020년 11월 톤당 4만8500위안(약 846만원)에서 올해 6월 9만500위안(약1578만원)까지 87%나 올랐다.

니켈 가격도 꾸준히 오름세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국제 니켈 가격은 지난 29일(현지시간) 기준 톤당 1만8213달러로 지난 4월1일(1만6001달러) 이후 3개월 만에 13.8% 올랐다. 니켈 가격은 지난해 1월 초만 하더라도 1만4000달러대였다.

이같은 가격 급등에 배터리 업체들도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를 위해 노력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일 니켈, 코발트 등을 생산하는 호주 제련 전문기업 'QPM(Queensland Pacific Metals)'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120억원을 투자, 지분 7.5%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분 인수 및 장기구매계약을 통해 2023년 말부터 10년간 매년 7000톤의 니켈과 700톤의 코발트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됐다.

삼성SDI는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비엠과 아예 합작사 에코프로이엠을 설립했다. 지난해 11월 에코프로이엠은 신설공장 착공식을 열었는데 이 곳에서는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해 전량 삼성SDI에 공급키로 했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 5월 중국 배터리 기업 EVE에너지와 배터리 소재 전문기업 BTR 등과 합작 양극재 공장을 짓는다는 소식을 알렸다. 해당 공장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연간 5만톤 규모로 하이니켈 제품에 주력할 전망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업계 화두 가운데 한 가지는 누가 더 안정적으로 더 많은 원자재를 확보해 더 경제적으로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을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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