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6인 모임' 했다간 과태료…"새 거리두기 1주 유예 됐어요"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21.07.01 06:30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도입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술집에서 관계자가 영업 준비를 하고 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에 따르면 오는 1일부터 카페·노래연습장 등 다중이용시설은 밤 12시까지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수도권에서는 거리두기 완화를 단계적으로 적용해 7월 1일부터 14일까지 6인 모임을 허용하고, 15일 이후에는 8인까지 모임을 허용한다. .021.6.30/뉴스1

1일부터 새 거리두기가 시행된다. 전국에서 사적모임 금지 제한 인원,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등 일부 방역수칙이 완화된다.

다만 가장 많은 인구가 모인 수도권은 새 거리두기 시행을 일주일(7월 1~7일)간 유예하기로 했다. 최근 수도권의 코로나19(COVID-19) 확산이 심각하단 판단에 따른 조치다.

특히 수도권에서 전파력이 더 강한 델타 변이 확산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새 거리두기 시행을 하루 앞두고 방역정책을 번복하면서 수도권 일상생활 곳곳에서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락가락 방역정책…국민 혼란 불가피


지난 6월 30일 오후, 새 거리두기 체계 시행을 7시간여 앞두고 방침이 번복됐다. 지방자치단체(지자체) 요구를 반영해 서울과 경기도, 인천은 새 거리두기 시행 시기를 1주일 미루기로 했다.

전일 오전 정부가 당장 내일(7월 1일)부터 새 거리두기를 시행한다고 발표한 만큼 같은 날 오후 갑작스런 정책 변경에 국민 혼란이 불가피할 예정이다.

수도권 일상생활 곳곳에서 6인까지 모임을 갖거나 밤 10시를 넘어서 식당을 이용하려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잡음이 발생할 여지도 있다.

전일 중앙재난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서울시에서 자치구 회의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상황이 엄중하다는 인식 하에 1주일간(7월 1~7일) 새 거리두기 체계 적용을 유예하기로 결정 및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도와 인천시 역시 상황을 공유받고 수도권 전체의 거리두기 재편을 한 주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은 사적모임 4인까지 허용, 유흥시설 집합금지, 노래연습장과 식당·카페 22시 운영시간 제한 등 현재 조치가 1주일간 유지된다.

수도권 직계 가족 모임은 1주일간 8인까지로 제한된다.

중대본은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지자체)의 자율적인 결정을 존중해 새 거리두기 시행 1주간 유예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각 지자체와 함께 수도권의 유행을 안정화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지자체에서 한 주간 코로나19(COVID-19) 유행 상황을 보며 오는 7월 8~14일 이행 기간을 거친 뒤 15일부터 새 거리두기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백신 접종자의 경우 사람이 한적한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면제되는 인센티브 정책은 거리두기와 별개로 오는 7월 1일부터 전국에서 시행한다.

서울시 등 수도권 지자체의 이 같은 결정은 최근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30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794명으로 25일 만에 700명대로 늘었다. 지난 4월 23일 이후 68일 만에 최다 발생이다.

특히 국내 발생(해외 유입 제외) 759명 중 약 83%인 631명이 수도권에 집중됐다.



원어민 강사·홍대 식당 집단감염에서 델타 변이 확인…수도권 비상


더구나 전일 수도권 원어민 강사와 서울 마포구 홍대 음식점 관련 집단감염 사례에서 전파력이 더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 9건이 확인돼 비상이 걸렸다.

원어민 강사와 홍대 음식점 관련 집단감염 확진자 수는 현재까지 200명 이상으로, 수도권에서 델타 변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추가 검사 등에 따라 수도권에서 델타 변이 감염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단 의미다. 지난 26일 기준 국내 델타 변이 감염 확진자는 168명이다.


수도권 델타 변이 확산 우려에 따른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 당장 계획대로 수도권에서 새 거리두기를 시행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수도권 어학원 원어민 강사와 홍대 음식점 관련 확진자 중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9건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관련 확진자에 대해 일부 변이 바이러스 여부를 추가로 검사하고, 이와 역학적으로 관련된 확진자에 대해선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준하는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영어학원 원어민 강사와 서울 마포구 홍대 주변 음식점 관련 확진자는 추적관리 중 51명이 추가돼 총 213명으로 늘었다.

앞서 수도권 각 어학원에서 근무하는 원어민 강사 6명은 지난 19일 마포구 음식점을 방문한 뒤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고, 이후 각자의 직장 등을 통해 감염이 전파됐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경기 영어학원 집단감염 사례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며 "마포구 주점 관련 집단감염에 델타 변이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외국인 강사를 특정해 검사하지 않았고, (관련 집단감염 확진자 중)무작위로 추출해 변이 여부를 검사했다"며 "델타 변이가 확인된 만큼 역학적으로 관련된 확진자에 대해 (델타 변이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이 분(마포구 음식점 집단감염 관련자)들이 6월 19일 근처 식당을 옮겨다니며 방문한 이력이 확인됐다"며 "선제적 검사를 유도하기 위해 관련 시설에 방문한 적이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권유하는)재난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시행을 이틀 앞둔 29일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7월 1일부터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는 수도권 지역 음식점 및 실내체육시설, 유흥시설 등의 영업 제한 시간이 밤 12시까지 늘어나며 사적 모임 인원이 최대 6인까지 허용된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무서운 델타 변이…예방접종률 1위 이스라엘도 신규 환자 늘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델타 변이 확산에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률(1차 기준) 60% 이상인 이스라엘에서도 신규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전파력이 더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전 세계 최근 한 주간(6월 21~2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60만명(WHO 기준)으로 전주(252만명)와 유사했다.

다만 방대본은 델타 변이가 확산되면서 일부 국가의 코로나19 확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예방접종률이 높은 이스라엘의 최근 한 주간 확진자 수가 1093명으로 전주 대비 394.6% 증가했는데, 신규 발생의 약 90%가 델타 변이일 것으로 추정했다.

또 영국의 최근 한 주간 최근 확진자 수는 9만6843명으로 전주 대비 55% 증가했다.

포르투칼은 리스본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증가하며 지난 2월 말 이후 최대 주간 확진자 수(8942명)를 기록했다. 포르투칼 신규 확진자의 약 51%가 델타 변이로 추정된다.

방대본은 "전 세계적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외국에 비해 낮은 수치지만, 국내서도 관련 사례가 확인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스크 착용 등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며 "일정에 따라 예방접종을 받고, 접종 뒤에도 실내에선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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