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북한의 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당 정치국 확대 회의에서 "국가 중대사를 맡은 책임간부들이 세계적 보건위기에 대비한 국가비상방역전 장기화 요구에 따라 조직기구적, 물질적, 과학기술적 대책을 세우는 것에 대한 당 중요결정 집행을 태공(태업의 북한어)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신문에 간부들과 관련한 부정적 표현으로 '무지' '무능' '무책임성' '사상적결점' '온갖 부정적 요소' '직무태만행위' '소극성' '주관과 독단' '패배주의' 등 다양한 표현들이 등장했다. 다만 간부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무슨 실책을 저질렀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신문은 이날 회의에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정치국 위원,후보위원들을 소환 및 보선하고 당중앙위원회 비서를 소환 및 선거하는 등 인사 조치가 있었다고 알렸다. 지면의 상당량이 간부 비판에 할애된 것을 감안하면 실책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인사 조치가 잇따랐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타임지 7월호 표지 모델로 등장하며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총비서에 대해 "매우 솔직하고 의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보여줬다. 국제적인 감각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남북 관계 진전을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성김 미국 특별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남은 임기 동안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일정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가능한 역할을 다할 것"이라는 발언도 했지만 북한에서 대외 문제는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김 총비서는 이번 회의에서 "지금이야말로 첨예하게 제기되는 경제문제를 풀기 전에 간부혁명을 일으켜야 할 때"라며 "우리 당이 자기 발전의 전 행정에서 시종일관 중시하고 추진하여온 간부혁명은 우리 혁명의 현 국면에 맞게 더욱 강도높이,선차적으로 심화시켜나가야 할 전당적인 중대과업"이라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8차 당대회(1월) 이후 당 중앙위 전원회의, 직맹,여맹대회, 정치국 확대회의 등 숨가쁘게 진행되어온 일정들을 통해 김 총비서의 핵심 관심사가 내부 문제에 맞춰져 있음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며 "내부 간부혁신, 코로나19 대응, 국가경제사업과 인민생활안정 등에서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온 뒤 대외 관계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음이 시사됐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거나 충격요법으로 군기반장 조용원 상무위원이 경질됐다면 그 후폭풍은 클 것"이라며 "다시 국경봉쇄를 강화해야하기 때문에 남북 북미대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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