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80%를 3조4400억원에 인수하는 창사 이래 최대 인수합병(M&A)을 통해 단숨에 e커머스 업계 2위로 도약하며 게임 체인저로 급부상하게 됐다. 지난해 기준 이베이코리아 결제액은 20조원으로, SSG닷컴(4조원)을 더하면 네이버쇼핑(28조원) 뒤를 잇는다. 로켓배송으로 급성장한 쿠팡(22조원)도 웃돈다.
이에 경쟁사들의 새 성장동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빠진 롯데그룹은 자체 e커머스 '롯데온'을 중심으로 온라인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롯데는 신선식품과 명품, 패션·뷰티, 가전 등 롯데온 내 주요 카테고리를 전문 온라인 쇼핑몰 수준으로 키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수·합병(M&A) 가능성도 계속 열어놓겠단 방침이다.
쿠팡은 올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으로 약 4조원에 이르는 실탄을 확보하며 무료배송, 신사업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쿠팡플레이 콘텐츠 확보 등으로 광폭행보에 나서왔으나, 최근 연이은 악재에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이천 덕평 물류센터 화재, 욱일기 판매, 쿠팡이츠 블랙컨슈머 논란에 더해 최근 수 년 간 여러 차례 논란이 됐던 노동·환경 문제가 얽히고 있어서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쿠팡 불매·탈퇴 움직임이 확산 기로에 놓여있다. 쿠팡은 당분간 공격적인 마케팅보다는 사태 수습에 주력하면서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티몬과 위메프도 새로운 수장을 내세우고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티몬은 지난 5월 전인천 재무 부문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CFO)을 새로운 대표로 선임한 데 이어 지난 16일 콘텐츠 플랫폼 기업 아트리즈의 장윤석 대표를 공동대표로 영입했다. 아트리즈 인수를 추진 중인 티몬은 아트리즈가 가진 모바일 콘텐츠 제작 역량을 통해 자체 라이브커머스 채널 '티비온'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 하송 신임 대표 체제로 전환한 위메프 역시 직급제를 폐지하고 개인별 등급 평가제도를 없앴다. 또 동료 간 코칭 문화를 조성하는 'WEVA(W Employee Value Add) 1.0' 프로젝트와 본인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도록 상향평가 '키퍼 테스트(Keeper Test·직원 스스로 회사에 머물 가치가 있는지 돌아보는 테스트)'를 도입했다.
이 밖에도 티몬과 위메프는 판매자·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판매 수수료 정책과 카테고리 강화, 배달 등 신사업 론칭, 멤버십 서비스 도입 등에 나서며 재도약을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한 e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e커머스 업태가 쿠팡 등 선두주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에 두려움이 있다"며 "지금 뒤쳐지면 영영 따라갈 수 없다는 생각에 바삐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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