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e커머스, 이베이 품은 정용진 vs 신동빈의 반격카드는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 2021.06.24 17:31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온-오프라인 거래액 50조원에 육박하는 최대 유통업체 반열에 올라선다. 이마트(대형마트)-신세계백화점(백화점)-이베이코리아·SSG닷컴(e커머스) 등 3개의 막강한 유통채널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대해 우려의 시각도 존재하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시장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다.

e커머스 업계는 네이버, 쿠팡, 신세계 3강 체제로 재편되면서 요동치게 됐다.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3강들과 뒤쳐지게 된 롯데그룹 등의 플레이어들의 살아남기 위한 경쟁의 막이 오를 전망이다.

◇"1조원 추가 투자" 이베이-SSG닷컴 시너지 극대화 노린다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신세계그룹은 단번에 e커머스 시장 3강 싸움에 돌입한다. 이베이코리아의 270만 유료 회원과 국내 최대 규모의 셀러를 확보함으로써 온라인 규모의 경제를 꾀할 수 있게 됐다. 오프라인 유통채널 거래액과 합하면 50조원에 육박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지난해 온-오프라인 유통 판매액(면세점 제외)은 28조원으로, 이베이코리아 20조원과 단순 합산으로 48조원 규모에 이른다.

이번 인수까지는 정 부회장의 의지가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며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당초 5조원으로 언급돼 온 이베이코리아의 매수 금액 부담에 따라 '승자의 저주' 우려에 대한 대답이다.

이베이코리아가 단순 온라인 강화가 아닌 전체 유통업계에서 신세계그룹의 도약 발판으로 삼겠다는 포부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의 온라인 비중이 50%에 달하게 되면서 미래 사업 중심 축이 온라인과 디지털로 대전환된다. 이를 통해 온-오프라인 1위 유통 사업자로 거듭난다는 각오다.

신세계그룹은 그룹 온라인업체인 SSG닷컴과 이베이코리아의 역할 분담과 시너지 창출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SSG닷컴은 대형마트 기반으로 신선식품 부문에서 경쟁력이 있고 이베이코리아는 공산품 위주의 오픈마켓으로 셀러 수, 회원 수의 강점이 있다. 유기적으로 결합할 경우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며 시너지를 최대화 할 수 있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단기간내 합병이나 사이트를 통합하는 작업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중복 회원이 많은 e커머스 업계 특성상 플랫폼 통합이 1+1이 2 이하의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각각 플랫폼의 강점을 유지하되 물류, 제품 소싱 등에서 협력해 나가는 방안이 유력하다.

물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추가적인 투자도 필수적이다. 특히 쿠팡과의 정면 승부를 위하 배송 인프라 확충에 집중한다. 신세계그룹은 최첨단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SSG닷컴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160여개에 달하는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거점은 물류센터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e커머스 대격돌 시작된다...롯데의 반격 '주목'
신동빈 롯데 회장
e커머스 업계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상장으로 자금을 확보한 쿠팡의 물량 투하와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시장 장악에 나선 신세계그룹의 정면 승부가 예정돼 있어서다. 뒤쳐지게 된 롯데그룹의 롯데온 키우기도 경쟁 강도를 높일 전망이다. 가뜩이나 수익성이 낮은 e커머스 업계에서 출혈 경쟁 우려도 커진다.

신세계그룹 온라인 부문인 SSG닷컴은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단순 합산 기준으로 거래액 약 28조원(SSG닷컴 4조, 이베이코리아 24조)을 기록하게 됐다. 국내 e커머스 업체 2위다. 두 기업간 중복 거래액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거래액은 쿠팡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서 명실상부한 국내 e커머스 최강자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비록 인수 과정에서 네이버가 불참하긴 했으나 신세계와 네이버의 협력도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3월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 지분 교환을 포함한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은 바 있다. 사실상 e커머스 업계 1,2위 기업의 협업이란 점에서 두 기업의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할 전망이다.

반면 쿠팡은 이번 인수로 인해 신세계·네이버와 동시에 경쟁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e커머스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던 쿠팡에 최대 위협 요소가 생긴 셈이다. 500만에 달하는 유료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쿠팡이긴 하지만 최근 덕평 물류센터 화재, 쿠팡이츠 악성리뷰 사건 등으로 비난 여론이 커진 상황이어서 경쟁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남은 e커머스 업체들에게도 이번 인수전은 커다란 과제로 남게 됐다. 네이버·신세계·쿠팡의 3강 구도가 고착화할 경우 이렇다 할 힘을 내지 못하고 성장에 제약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자체적 e커머스 채널인 롯데온이 가지고 있는 계열사별 경쟁력을 활용하고 대규모 행사 등 마케팅 역량을 투하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신세계 그룹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 인수합병으로, 3강 구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인수 후 어느정도의 시너지가 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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