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대부업자, '소신업자'로 이름 바꾼다…제도권 서민금융 보루 기대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 2021.06.24 10:22
서민금융 역할에 충실한 우수 대부업자의 명칭을 '소비자신용업자'로 바꿔 불법사금융과의 선을 긋도록 하자는 취지의 법안이 발의됐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오는 7월 법정최고금리 인하(연 24%→20%)로 서민금융 위축을 우려해 대부업체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24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23일 대표발의했다.

법안은 우수 대부업자(금융위원회에 등록한 대부업자로서 저소득층에 대한 신용대출 실적 등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충족하는 대부업자)를 소비자금융 우수대부업자로 지정하는 게 골자다. 상호에 '소비자신용'이라는 문자를 사용토록 해 서민금융으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장려하려는 것이다. 명칭 구별로 이미지 훼손을 막고 금융소비자를 불법사금융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취지다.

현행법은 금전대부업, 양도담보, 어음할인, 대부채권매입추심업 등 다양한 업종의 상호를 모두 '대부'로 표시하게 했다. 이는 대부업권의 다양한 업태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등록 대부업자 외에는 '대부'라는 상호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사실상 불법사금융업자들도 '대부' 명칭을 쓴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선 이들을 금융위원회에 등록한 대부업자로 오해할 수 있어 구별이 어렵다.
'소신업자'로 지정받으려면 벌칙·과태료 등 제재규정을 지켜야 한다. 이미 '소신업자'로 지정된 업체도 제재규정에 어긋나면 자격을 잃게 된다.

명칭 변경은 대부업계의 숙원사업으로 꼽혀왔다. 법정 최고금리를 지키며 제도권금융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고 있는 정식 업체들이 연 수백%대 고금리를 받는 불법사금융업체와 함께 '대부업체'로 묶여 지칭됐기 때문이다. 엄연히 대부금융시장은 불법이 아니며 저신용자들에게 필요한, 시장의 원리가 적용되는 중·고금리 대출시장인데도 불법사금융과 구별 없이 부정적인 인식이 고착화된 것이다.


특히 7월7일 법정최고금리가 인하된 다음에는 법을 지키는 정식 대부업체들의 영업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업체는 도산 위기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이를 고려해 금융당국은 오는 8월 중으로 우수 대부업체를 선정해 혜택을 주는 '대부업 프리미어리그'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대부업 프리미어리그'에 속한 업체들의 명칭을 '소신업'으로 바꾸고 불법사금융과 차별화한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부업 프리미어리그'는 법률 준수와 저신용자 신용대출 실적 등을 반영해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자를 선정하는 제도다. 우수 대부업자에 선정되려면 최근 3년간 영업 중 대부업법·금소법 등 금융관계법령 위반 사실이 없어야 한다. 신용자 신용대출 실적이 일정비율 약 70% 이상이거나 100억원 이상이고, 최고금리 인하 이후 기존 이용자 유지 계획이 마련된 업체가 대상이다. 우수 대부업자로 선정된 대부업체에는 시중은행으로부터 자금조달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대출중개플랫폼 중개 서비스를 통해서도 대출을 공급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된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정식 대부업계가 타격을 입으면 서민금융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건전한 대부업체가 받아온 '오해'를 불식시키고 불법사금융을 근절하기 위해 명칭변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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