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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에 올해 최소 1조엔, 이후 수조엔 투자 필요"━
히가시 회장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정부의 반도체 산업 발전 관련 수석 고문도 맡고 있다.
그는 블룸버그와 이번주 가진 인터뷰에서 "반도체 공장 설립 및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 일본이 고성능 반도체에서 한국·대만에 얼마나 뒤처졌는지를 감안한다면 (1조엔) 이하 금액 투자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일본 반도체 산업이) 다시 (과거의 위상으로) 회복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금 이 기회를 놓치면 다른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추격을 노릴 수 있는 기회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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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쇼티지로 각국 정부 "전례없는 투자 지원"━
블룸버그는 "미국, 중국, 유럽 각국 정부는 전자기기, 자동차, 군사 시스템의 기본 부품(반도체)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반도체 제조 산업에 전례없는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최첨단 웨이퍼 팹(공장) 하나를 짓는 데 100억달러(11조32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니 투자금은 금방 소진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도체 쇼티지 사태를 계기로 전 세계 각국은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강력한 투자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20억달러 규모의 자국 반도체 강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산업 강화를 통해 기술력을 끌어올리려는 중국을 견제하고 나섰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연구개발(R&D)에 10년간 450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대만 TSMC는 향후 3년간 1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일본도 반도체 산업 관련 주무부처인 경제산업성이 이달 보고서에서 식품과 에너지를 확보하는 것만큼이나 산업 성장을 국가적 프로젝트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 성장 프로젝트에는 해외 반도체 제조업체와의 합작 투자를 포함해 일본 내 반도체 제조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포함된다.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와 손잡고 일본 내 반도체 R&D 거점 시설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총 투자비는 370억엔(약 3700억원)으로 일본 정부와 TSMC가 각각 절반씩 부담한다. 일본 정부는 나중에 TSMC에 제조거점의 구축도 요청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히가시 회장은 "대만 TSMC는 일본이 유치하고자 하는 기업 중 하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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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장기적 관점과 비전 갖고 꾸준히 투자·지원해야"━
한편 일본 정부는 첨단기술 연구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내년 1000억엔(약 1조3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신설하기로 했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반도체와 배터리, 인공지능(AI), 양자기술 등 경제안전보장에 직결되는 중요 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이런 기금을 신설할 방침이다. 특히 미국, 유럽 등과 협력해 대(對)중국을 염두에 둔 공급망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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