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짝' 움직인 연준, '잠자는 달러' 깨우나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1.06.21 09:00
/사진=AFP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시계가 예상보다 빠르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면서 달러 가치가 단숨에 2개월여래 최고치로 뛰었다.

주요 글로벌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환산하는 달러지수는 지난 18일(현지시간) 92를 상향 돌파하면서 4월 중순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연준이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공개된 점도표에서 첫 금리인상 시기를 2023년으로 앞당긴 데다, 18일에는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분류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내년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영향이다.

달러지수 6개월 추이/사진=인베스팅닷컴
당초 연준은 소비자물가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2023년까지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며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연준이 점차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돌아설 기미가 감지되면서 시장은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 금리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가 급반등했고 미국 증시가 출렁였으며 원자재 시장도 휘청거렸다.

외환시장 관계자들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19일 로이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도이체방크는 연준 FOMC 직후 달러 대비 유로화 상승 베팅을 축소했다. BNP자산운용의 몸트칠 포자를리브 외환부문 총괄 역시 연준 회의 후 엔화 대비 달러 상승에 베팅했다고 귀띔했다. 모넥스유럽의 사이먼 하비 선임 외환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마침내 연준의 조기 (통화) 정상화에 눈을 뜨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CNBC에 따르면 유로·달러 선물시장은 2023년 말까지 4회의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FOMC 전에는 2.5회 인상을 반영했었다.


로이터는 지금까지 달러 약세 베팅이 많이 쌓여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포지션 축소가 빠르게 이뤄지면 달러 상승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선물시장에서 달러 하락에 대한 베팅액은 약 180억달러로 3개월 만의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헤지펀드 유라이즌SLJ의 스티븐 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에 "시장을 지배하던 달러 약세 주장은 앞으로 몇 주, 몇 달 동안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는 세계적인 기축통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달러화로 가격이 표시되는 원자재 상품들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원자재 랠리에 찬물을 뿌릴 수 있다. 또 미국 다국적 기업들의 해외 수익을 짓눌러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블루베이자산운용의 카스파 헨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위험자산과 주식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선 달러 약세론도 여전하다. 여전히 매월 1200억달러 규모의 자산매입이 여전히 이뤄지고 있는 데다 연준이 금리를 올린다면 자산유출을 우려한 다른 중앙은행들도 긴축에 따라 나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지난 17일 보고서에서 연말 달러·유로 환율 전망치를 1.27달러로 제시, 달러 가치가 유로를 상대로 더 떨어질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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