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각사가 쓴 '파이낸셜 스토리' 점검 나선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21.06.20 13:26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020년 6월 경기도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개최된 '2020 확대경영회의'에서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관한 발표를 경청하면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DB

SK그룹이 올해도 6월 '확대경영회의'를 열고 각 계열사 경영 전략 및 이행방안 점검에 나선다. 최태원 그룹 회장이 직접 회의를 주재해 각사별 경영 현황을 듣고 내년을 향한 밑그림도 구상할 전망이다.



'파이낸셜 스토리' 어디까지 썼나?…각 계열 중간 점검 결과 공유


20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오는 22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확대경영회의'를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개최한다.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20여 명은 오프라인으로, 각사 주요 임원은 온라인으로 참석하는 형태다.

그룹 내 최고경영진 간 가장 큰 행사는 매년 10월 열리는 'CEO 세미나'로 꼽힌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큰 틀에서 이듬해 경영 전략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각사 CEO들과 공유해왔다.

따라서 6월 열리는 확대경영회의는 직전 해에 제시됐던 경영 화두에 대해 점검하고 이를 상반기 동안 어떻게 이행해 왔으며 남은 하반기 어떻게 이행할 지에 대해 중간점검을 하는 성격이 강하다.

이 과정에서 큰 틀에서 서로 연관된 세부 키워드가 제시될 수도 있다. 지난 2016년부터 확대경영회의에서 강조된 핵심어를 살펴보면 변화, 딥체인지(17년), 사회적 가치(18년), 행복(19년), 기업가치(20년) 등이었다. 매년 논의되는 화두들은 전혀 다른 것이 아니라 크게는 '딥체인지'의 실천 방안들로도 볼 수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CEO 세미나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등 종전 재무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이제는 매력적인 목표, 구체적 실행 계획이 담긴 '파이낸셜 스토리'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시대"라고 강조, 각 사에 '파이낸셜 스토리'를 주문했다.

이는 단순히 기업 투자자 뿐 아니라 고객, 시장, 더 넓게는 사회 전반 이해관계자들의 공감을 사는 경영을 펼칠 때에만 기대수준을 뛰어 넘는 기업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단 뜻이다. 그 성과는 주가와 사회적 가치 등 '측정 가능한'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인적분할' 알린 SKT, '시총 140조' 내건 SK(주)…그룹 내 평가는?


SK 주요 계열사가 올해 이사회 구조 대폭 개편을 통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한 것은 파이낸셜 스토리 대표적 실천 방안 중 하나로 꼽힌다.

SK(주)는 지난 3월 이사회 산하 '인사위원회'와 'ESG위원회'를 신설했는데 특히 인사위원회에 대표이사 평가, 추천, 교체제안권까지 모두 몰아주도록 파격 혁신을 택했다.


이사회가 직접 대표이사를 선임하거나 평가토록 하는 식의 이사회 권한 강화 분위기는 곧바로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으로도 번져 나갔다.

SK텔레콤은 올해 AI&디지털인프라 컴퍼니(존속법인)와 ICT투자전문회사(신설법인)로 인적분할을 추진한다고 밝혀 '37년 만에 업을 바꾼다'는 평가를 낳았다. 통신 사업과 신성장 사업을 분리하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으로 궁극적으로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재평가 받겠다는 전략이다.

포드와 합작법인을 세우는 등 배터리와 같은 친환경 사업에 초점을 맞춰 대대적 체질 개선 중인 SK이노베이션도 파이낸셜 스토리 경영 대표 주자 중 하나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정유 자회사 SK에너지가 주유소 115곳을 매각해 7000억원 넘는 자산을 유동화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SK종합화학 지분 일부 매각을 추진중이며 4월에 윤활유 회사 SK루브리컨츠 지분 40% 매각으로 1조1000억원을 손에 쥐었다.

SK(주)는 이례적으로 CEO가 직접 유튜브를 통해 4년 후 시가총액 목표를 제시하는 등 시장 소통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첨단소재, 바이오, 그린, 디지털 등 4대 핵심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개편, 관련 투자를 집중해 시가총액이 현재의 7배 수준인 140조원을 달성하겠단 계획이었다.

특히 SK(주)는 올해 청록수소 기업 미국 모놀리스에 투자, 중국 지리차와 3000억원 규모 공동펀드 조성, 국내 전기차 초급속 충전기 업체 시그넷 EV 인수 등 굵직한 투자건들을 숨가쁘게 이어오는 중이다. 모두 SK 그룹 미래와 연관된 사업군이다.

SK가 일찌감치 내부적으로 강조해 왔던 딥체인지, 사회적 가치 등은 올 들어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ESG가 화두로 떠오르며 그 주목도가 커진 상황이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도 SK 최고위 경영진이 올해 6월 머리를 맞대고 공유할 내용들에 관심이 더욱 큰 상황이다.

한 계열사 관계자는 "'파이낸셜 스토리'라는 올해의 주 화두는 이미 제시됐고 지난 반 년간 각 계열사가 이를 위해 달려왔을 것"이라며 "그 동안의 노력, 앞으로의 세부 실천 방안들을 CEO들이 공유하면서 미흡한 부분은 서로 보완하고 잘 된 사례는 벤치마킹하면서 남은 하반기 각사 경영 방향성이 좀 더 뚜렷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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