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위원회 '늦깎이' 금융사들, 차별점은…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 2021.06.21 05:00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

금융권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담조직 신설이 이어지는 가운데 '늦깎이'들이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동안 E(환경)에 치중했던 것과 달리 여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양성평등 관점에서 S(사회)와 G(지배구조) 개선을 추구하는 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최근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해 이사회 안에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그동안엔 운영위원회, 보수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만 있었다.

기업은행 ESG위원회는 최소 분기마다 1번 회의를 열어 ESG 경영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성과를 관리·감독한다. ESG 경영 전략과 정책을 세우고 ESG 관련 규정을 만드는 역할도 한다. ESG 경영의 전권을 쥔 셈이다.

KB금융그룹이 지난해 3월 금융권 처음으로 이사회 안에 ESG위원회를 설치한 이후 다른 금융사들도 비슷한 조직개편을 취했던 것을 감안하면 다소 늦은 감이 있다. 기업은행은 대신 여성 위원장을 전면에 내세우며 만회에 나섰다.

기업은행은 올 4월 사외이사로 선임된 정소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ESG위원장으로 앉혔다. 여성 ESG위원장은 금융권 최초다.

기업은행은 여성 인재 발탁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기울여왔다. 2013년 은행권 처음으로 여성 은행장을 배출하는가 하면 올해는 은행권 최초로 여성 부행장 2인 체제를 갖췄다. 상반기 정기인사에서는 지점장 승진 대상 80명 중 23명을 여성으로 채워 역대 최대 비중(28.8%)을 기록했다.


올해 초 ESG위원회를 설치한 BNK금융그룹은 최근 ESG자문위원회를 추가로 만들었다. 조용언 동아대 경영학과 교수가 위원장을 맡는 등 외부 전문가로 자문위원단을 꾸렸다. 분야별 전문가를 추가로 영입해 ESG 영역별로 심층적인 자문을 받을 계획이다.

부산, 경남 지역에 기반을 둔 만큼 지역에 특화한 ESG 경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다. 김지완 BNK금융 회장은 "동남권 그린뉴딜, 친환경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등 ESG 경영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동남권 기업의 ESG 경영을 지원하는 역할도 맡는다.

전담 조직을 꾸릴 뿐만 아니라 정부의 뉴딜정책과 맞물려 금융사마다 남다른 ESG 전략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농협금융그룹은 산업별 리스크 관리를 하는 산업분석 프로세스에 ESG 요소를 반영했다. ESG 정책에 주는 영향과 ESG 관련성 등을 살폈다. 대출 한도 면에서도 ESG 우수 기업에 좀더 열어줄 방침이다.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은 "금융 업무의 모든 프로세스에 ESG 요소가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 상품을 활용해 기업에 ESG 경영을 유도하면서 금융기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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