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9시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주말 밤이면 술판이 벌어지던 ‘헌팅 메카’ 민락수변공원은 여느 때보다 한적했다.
이날부터 민락수변공원 내 음주 및 취식이 제한되면서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는 방문객들이 주를 이뤘다. 돗자리나 캠핑의자를 펴고 술잔을 기울이던 젊은이들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이 사실을 모르고 수변공원을 찾은 몇몇 방문객은 “오늘부터 술을 못 마시는 거냐”, “왜 안 되는 거냐”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부분은 유모차를 밀거나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등 한가롭게 공원을 거닐었으며 자리에 앉아 있는 방문객은 소수에 불과했다.
동시간대 2000명까지 입장이 가능하지만 이날 수변공원에 있던 사람들은 100명도 채 되지 않았다.
취객들의 고성방가는 사라지고 부모님과 함께 저녁 산책을 나온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밤이면 방문객들이 버린 쓰레기로 넘쳐나던 쓰레기통은 텅 비었고 공원 내부를 가득 채우던 술냄새도 사라졌다.
술과 음식을 사기 위한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던 인근 횟집이나 편의점도 한적했다.
이날 가족과 함께 산책을 하던 주민 A씨(40대)는 “수변공원 내 음주를 금지하니까 조용하고 한적해서 좋다”며 “아직 첫날이긴 하지만 행정명령으로 수변공원이 딴세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계도요원들은 출입구에서 음식을 들고 입장하려는 방문객을 통제하거나 안심콜 등록을 안내했다.
취식 금지 사실을 모르고 양손 가득 음식을 포장해 온 방문객은 계도요원의 안내에 끝내 발걸음을 돌렸다.
계도요원 B씨는 “물이나 커피 정도는 들고 입장하도록 하고 있지만 주류나 음식 반입은 금지하고 있다”며 “산책을 위해 생수를 챙겨오는 방문객까지 막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공원 내부에서도 3~4명의 계도요원이 마스크 미착용이나 음주, 취식을 하는 방문객들이 없는지 단속했다.
인근 어린이놀이터에서도 음주와 취식이 금지되면서 이전처럼 돗자리를 펴놓고 삼삼오오 모여 음주를 즐기는 이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자정이 되고 수변공원 내 조명이 모두 꺼진 후에도 방문객들의 발길은 드문드문 이어졌지만 이전처럼 술판으로 북적이지는 않았다.
한편 수영구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민락수변공원,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의 음주 및 취식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 행정명령은 오는 9월30일까지 적용된다.
구는 1차 계도 후에도 시정되지 않으면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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