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고(故) 이중사 아버지 "딸 군번줄 목에 걸고 다녀…그래도 살았으면 어땠을까"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21.06.18 19:30
(서울=뉴스1) 조윤형 기자,정윤경 기자 = "(한 번만) 딸이 고개를 숙였으면 어땠을까. 우리 엄마, 아빠 입장에서는 살아있는 게 중요하잖아요. 그렇게 생각이 드는 거예요. 군에 뭘 바라느냐고요? 없어요. 바라는 것 없어요. 우리 아이가 살아돌아오는 거, 그게 원하는 거죠."
고(故) 이 중사는 지난 3월 선임 A 중사에 의해 억지로 저녁 회식에 불려나간 뒤 숙소로 돌아오는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

앞서 이 중사는 피해 사실을 상관에게 신고했으나 오히려 합의를 종용받았고, 상관들은 "살면서 한 번 겪을 수 있는 일"이라며 회유를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본인 요청에 따라 타 부대로 옮긴 이 중사는 지난달 21일 관사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와 관련해 뉴스1TV는 이 중사의 추모소를 찾아 아버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이 중사의 아버지는 목에 걸고 있던 딸의 군번줄을 보여주며 "자기 고개 한 번 숙이면 살 수 있는 상황인데 (딸이) 자기 신념을, 자기 뜻을 굽히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 중사의 아버지는 "우리 딸 아이의 신념을 알아갈수록 저도 똑같아지는 것 같다. 수십 번의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아오면서 결국 굴하지 않은 딸이 자랑스럽다. '잘했다'라고 전해주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가족의 입장에서 봤을 때 '그래도 살아갔으면 어땠을까' 싶다. 물론 상처는 받았겠지만. 그래도 되는데. 우리 엄마 아빠 입장에서는 (딸이) 살아있는 게 중요하지 않느냐"라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아이가 구조 요청을 하고 자기 뜻을 밝히면서 이렇게 왔는데 군 내에서는 따뜻한 말 한 마디 해 주는 사람들이 없었다"며 "말단 선임부터 지휘관들, 그리고 국선변호인과 성 고충 전문 상담가까지. 그 사람들이 아이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라도 해줬더라면. 나중에 다들 묵인했다는 것을 알고 나서 얼마나 치를 떨었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최근 진행된 참고인 조사와 관련해서는 "저희들의 입장을 듣는 시간이었다"며 "딸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되짚는 시간이었다. 그 아이의 심정하고 같이 생각하다 보니까 너무 감정이 올라오더라.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 중사의 아버지는 "지금 수사를 지켜보고 있지만, 대통령님이 지시한 사항을 (수사기관 측에서) 잘 따라주길 바란다. 잘 해나가리라고 믿는다"며 "우리 아이처럼 앞으로 그런 분들이 없었으면 좋겠고, 어쨌든 우리 입장에서는 빨리 아이가 편안하게 쉴 수 있게끔 해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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